北 요덕수용소 수감자 180명 신상 공개

입력 2015-06-27 02:30
정치범에 대한 잔인한 고문과 인권 탄압을 상징하는 북한 요덕정치범수용소 수감자 180여명의 신상정보와 사연을 담은 보고서가 수용소 출신 탈북자에 의해 작성됐다.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는 26일 요덕수용소 서림천 혁명화구역에 수감됐던 정광일씨가 작성한 보고서를 서울의 유엔 북한인권사무소에 제출했다. ‘요덕수용소의 내 동료 수감자들: 서림천과 함께 사라진 180인’이란 제목의 보고서는 정씨가 2000∼2003년 수감됐던 기억들을 토대로 만든 기록이다.

보고서에는 1997년부터 2000년까지 북한에서 진행됐던 대규모 숙청 사건인 ‘심화조 사건’과 1989년 ‘독일 유학생 사건’ 등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심화조 사건은 1997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자신에게 반발하는 민심을 다스리기 위해 북한 전 주민의 출신과 경력에 대한 조사를 지시하면서 시작된 사건이다. 장성택이 주도해 권력층을 포함, 무려 2만5000여명의 주민이 숙청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 유학생 사건은 당시 유학 중이던 대학생들의 단순한 말실수를 빌미 삼아 체제전복 혐의를 씌워 요덕수용소에 수감한 사건이다.

아울러 ‘곡산공장 보위부 체포조’에 의해 납치된 국군포로 2세 가족의 신상정보와 중국 옌지(延吉)를 중심으로 1998∼2004년 이 체포조의 활동에 대한 설명도 포함됐다. 곡산공장 보위부 체포조는 2001년 납북됐다 사망한 김동식 목사를 체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씨는 지난해 10월 서림천 혁명화구역이 철거되면서 수감됐던 사람들이 흔적도 없이 실종됐다고 강조했다. 신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