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잔치로만 여겨졌던 그랜드슬램 테니스대회에서 한국 선수를 볼 수 있게 됐다. 주인공은 19세의 정현(삼성증권·사진)이다.
세계랭킹 78위 정현은 29일(현지시간)부터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개막되는 최고 권위의 윔블던 테니스 단식 본선에 출전, 1회전에서 프랑스의 피에르-위그 에베르(24)와 격돌한다. 한국 선수가 메이저대회 단식 본선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2008년 8월 US오픈의 이형택(39) 이후 7년 만이다. 세계랭킹 151위인 에베르는 올해 1월 호주오픈 단식 예선 1회전에서 만나 정현이 2대 0(6-4 6-2)으로 승리한 바 있다. 복식 세계랭킹 20위에 올라있는 복식전문 선수로, 그랜드슬램 단식 성적은 지난해 프랑스오픈과 윔블던 1회전에서 탈락한 것이 전부다.
지난해 말 세계랭킹 173위였던 정현은 올 들어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며 70위권으로 진입했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서브구속도 지난해 시속 180㎞에서 올해는 200㎞까지 올라왔고 경기운영 능력도 향상돼 지난달 69위까지 찍었다. 윔블던의 잔디코트 적응을 겸해 최근 출전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애건오픈에서는 세계랭킹 57위 알베르트 라모스-비놀라스(스페인)를 1회전에서 꺾기도 했다.
윔블던은 정현에게 ‘약속의 땅’이다. 2013년 윔블던 주니어부에서 결승까지 갔다.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닉 키리오스(29위·호주), 보르나 코리치(39위·크로아티아) 등 지금은 세계 정상급에 올라 있는 선수들을 연파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한편 이번 대회 남자단식 패권을 놓고 지난 해 우승자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와 2012년 챔피언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의 격돌이 예상된다. 여자단식에서는 1위 세리나 윌리엄스(미국)의 두 번째 ‘서리나 슬램’ 달성여부가 관심거리다. 윌리엄스는 지난해 US오픈, 올해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등 그랜드슬램 대회를 연달아 제패했다.서완석 체육전문기자
정현 “윔블던 단식 2회전 간다”… 세계랭킹 151위 에베르와 1회전
입력 2015-06-27 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