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뚤비뚤 편지 “고맙습니다” 메르스 의료진에 격려 쇄도

입력 2015-06-27 02:07
“‘감고괜(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괜찮습니까? 힘내세요.)’이라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저희를 메르스에 걸리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손도 잘 씻고 마스크도 쓸게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방역의 최일선 중 하나인 서울 송파구보건소 인근에 있는 신천초등학교 학생들이 감사와 응원의 메시지가 담긴 편지를 보내왔다.

26일 서울 송파구에 따르면 지난 24일 메르스 비상대책본부가 설치된 보건소에 소포가 한 뭉치 배달됐다. 그 안에는 인근 잠실3동 신천초등학교 1∼6학년 학생 156명이 정성을 들여 쓴 손편지가 들어 있었다. 글씨가 비뚤비뚤하고 간간이 맞춤법이 틀리기도 했지만 정성껏 눌러 적은 글에는 메르스 방역 관계자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가득 담겨 있었다.

한 학생은 “항상 뒤에는 응원하는 서울신천초등학교 학생들이 있습니다. 이 편지 읽고 힘을 내세요”라고 적었다. “저도 나라를 위해 의사가 되기로 결심했어요”라고 쓴 학생도 있었다.

보건소 직원들은 “전화 상담, 격리자 모니터링, 진료소 운영 등으로 밤낮없이 바쁜 와중에 이렇게 정성을 담아 보내온 아이들의 편지를 받으니 기운이 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7일에는 잠실4동 주민들이 십시일반 모은 50만원을 송파구보건소에 전달했다.

메르스 중앙거점병원인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도 인근 어린이집 원생들의 편지, 주변 상가와 기업들이 보낸 격려 물품 등이 속속 도착하고 있다. 롯데피트인에서는 수건·생수·컵라면을, CJ그룹에서는 생필품과 생수를 보내왔다. 동아오츠카, 일동제약, 한국존슨앤드존슨메디칼, 대한병원협회, 경기도 상공회의소연합회 등은 음료수, 제철과일, 실내 소독기 등을 전달했다.

대구지역 첫 메르스 환자를 격리·치료했던 경북대학교병원과 대구의료원 의료진에게도 온정의 손길이 이어졌다. 서남중학교는 인근 대구의료원 의료진을 응원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설치했다. 지역 초·중·고교생들은 두 병원에 응원 편지 500여통을 보냈다. 익명의 한 시민은 건강식품인 홍삼지삼액 90팩을 대구의료원에 보내 의료진의 수고를 위로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대구=최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