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실리콘 비치로”… ICT+문화 ‘스마트섬’ 뜬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

입력 2015-06-27 02:47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제주센터)가 26일 제주도 이도동 제주벤처마루에 1924㎡ 규모로 문을 열었다. 13번째 창조경제혁신센터로, 다음카카오 등 제주지역 기업들과 아모레퍼시픽, 제주특별자치도가 함께 지원에 나선다. 제주센터는 천혜의 관광 자원에 ICT(정보통신기술), K뷰티(화장품 산업), K푸드 등을 더해 제주도를 문화와 소프트웨어가 융합된 창조 허브로 육성할 계획이다. 다음카카오와 아모레퍼시픽, 제주지역 내 중소·벤처기업과 79개 정부기관 및 지원기관들이 모두 1569억원을 지원한다.

제주센터 출범식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원희룡 제주지사,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제주센터는 제주에 정보통신기술(ICT)을 문화와 관광에 접목하고 전기차와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차세대 지능형 전력망)를 사업화해서 세계 최고의 스마트 관광섬이자 에너지 자립섬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우수한 거주환경을 기반으로 제주도와 전국, 나아가 동아시아 정보기술(IT) 기업 등 문화·소프트웨어 분야 혁신 주체 간 연결과 융합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체류형 창업 위한 한국형 ‘실리콘 비치’ 조성=제주센터는 다음카카오와 아모레퍼시픽이 각각 주도하는 제1센터와 제2센터로 구성된다. 먼저 제1센터 운영을 지원하는 다음카카오는 제주도를 한국형 ‘실리콘 비치’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발리의 IT 협업 공간 ‘후붓(Hubud)’이나 37만개 IT 기업이 활동 중인 미국 로스앤젤레스 산타모니카 해변 주변 지역인 ‘실리콘 비치’가 모델이다. 후붓은 예술마을이었던 우붓(Ubud)이 IT와 문화, 휴양이 결합된 협업공간으로 확장·발전된 곳이다. 1000여명의 IT 개발자들이 활동했고, ‘비트코인’ 개발 중심지로도 유명하다. 제주도에 입주해 있는 다음카카오 등 소프트웨어 기업의 인프라를 활용해 자연환경과 섬 문화, 관광 인프라, SW 분야 이전 기업 등을 연결한 개방형 커뮤니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제주에는 다음카카오를 비롯해 이스트소프트, 네오플 등 18개 소프트웨어 기업이 자리 잡고 있다.

◇스마트 관광 플랫폼·‘탄소 없는 섬’ 구축=제주센터는 제주도와 협업해 제주 전역에 비콘(Beacon·위치정보송신기)을 설치키로 했다. 스마트 관광 플랫폼을 개방형으로 구축해 고품질·고부가가치 관광사업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비콘 반경 3m 이내에 이용자가 접근하면 스마트폰을 통해 공항 내 출발·환승 동선을 안내해주고, 길 안내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표적 관광 콘텐츠인 K뷰티와 K푸드 등을 제주에 지원하기 위해 아모레퍼시픽도 나선다. 아모레퍼시픽은 K뷰티와 문화·체험을 연계하는 관광프로그램, 화장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을 진행한다.

2030년까지 제주도를 탄소 없는 섬으로 만든다는 ‘카본프리 제주 아일랜드(Carbon Free Island Jeju 2030)’도 추진된다. 충남센터(태양광), 충북센터(에너지저장장치·ESS) 등과의 협업을 통해 제주도를 전기차, 신재생 에너지의 테스트베드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제주 ‘추자도 에너지 자립섬’ 시범사업을 위해 LG의 충북센터 전문인력이 파견돼 전기차 충전 인프라, 스마트 그리드 개발을 지원한다.

김유나 남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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