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돌풍 광주 “포항 잡고 상위권 가자”… 최근 5경기 3승2무로 무패 행진

입력 2015-06-27 02:59

시즌 초반 반짝하다가 스러질 줄 알았다. 그러나 극적인 승부 끝에 이번 시즌 1부 리그로 승격한 광주 FC의 돌풍이 여전하다. 26일 현재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6위(승점 24)에 올라 있다.

최근 5경기에선 3승2무로 무패 행진이다. 27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치르는 강호 포항 스틸러스(3위·승점 26)와의 18라운드 경기는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광주의 돌풍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남기일(41) 감독이다. 클래식에서 가장 젊은 감독이지만, 힘든 상황을 헤쳐 온 경험만 놓고 보면 베테랑 사령탑 못지않다. 2013년 8월 수석코치였던 그는 광주 감독에 올랐다. 당시 팀은 모래알 같았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구단 프런트가 따로 놀았다. 선수들은 패배 의식에 젖어 있었다. 이래서는 1부 리그로 올라갈 수 없겠다고 판단한 남 감독은 34명 중 5명을 남기고 모두 정리하고 새 판을 짰다. 하나로 뭉친 ‘남기일호’가 출범한 것이다.

남 감독이 믿는 건 조직력이다. 시·도민구단인 광주엔 득점 선두를 달리는 에두(9골·전북 현대) 같은 확실한 스트라이커가 없다. 남 감독은 “우리 팀 선수들은 동료의 실수를 비난하지 않고 오히려 본인이 한 발 더 뛴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모든 선수들이 골고루 득점해 줘야 한다. 개개인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력으로 싸워서 이기는 확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득점 순위 30위 안에 든 광주 선수는 한 명밖에 없다. 3골을 넣은 이종민인데, 그마저 30위에 자리 잡고 있다. 광주는 현재 19득점, 19실점을 기록 중이다.

광주는 창단 이후 포항과의 맞대결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역대 전적에서 2무3패의 절대 열세로 이번에 천적관계를 끊겠다고 벼르고 있다. 포항을 꺾으면 3위로 도약할 수도 있다.

그러나 포항은 결코 만만한 팀이 아니다. 시즌 초반 들쭉날쭉한 경기력으로 고전했지만 최근 전력이 한층 안정됐다. 지난 20일 부산 아이파크와의 리그 경기에서 2대 1로 이겼으며, 24일엔 FA컵 16강전에서 리그 선두 전북 현대를 2대 1로 제압했다.

광주와 포항은 모두 패스 축구를 구사하는 팀이다. 결국 허리 싸움에서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광주가 상승세를 탄 포항마저 누르고 6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처음으로 포항을 잡는 이변을 연출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