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는 한국의 대표적인 주거수단이다. 특히 수도 서울에서는 어디를 가나 아파트를 볼 수 있을 정도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서울 총 가구 수(351만7512) 가운데 43.8%인 153만9348가구가 아파트에 거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공식적인 첫 아파트는 1957년 서울 성북구에 세워진 종암아파트다. 아파트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당시 준공식에 이승만 대통령이 참석할 정도로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최초의 ‘아파트다운 아파트’는 62년 입주를 시작한 마포아파트였다. 단지 개념이 처음 도입됐기 때문이다. 이에 마포아파트를 한국의 첫 아파트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64년까지 총 642가구가 입주한 마포아파트는 10개 동으로 세워졌다.
70년대 들어 경제성장 바람이 불었다. 서울에 새 일자리가 생겨났고, 지방에서 농사를 그만두고 상경하는 인구가 증가했다. 서울의 주택난이 심각해지자 정부는 아파트를 대량 공급하기 시작했다.
70년 용산 동부이촌동(현재의 이촌1동) 한강맨션에는 최초로 중앙공급식 난방이 적용됐다. 10층이 넘는 첫 고층아파트는 1971년에 건립된 13층 높이의 여의도 시범아파트였다. 이때 아파트 분양을 위해 처음으로 견본주택이 등장했다.
74년 반포아파트는 서울의 강남시대를 열었다. 3786가구로 구성된 반포아파트는 처음으로 한강 남쪽에 건설된 서울 내 대단지 아파트였다. 55만여㎡ 부지에 242억원을 들여 만든 당시 최대 규모의 공사로 ‘남서울건설사업’이라고 불릴 정도였다. 반포아파트는 최초의 복층설계 아파트, 처음으로 단지 내 계획적으로 편의시설을 마련한 아파트라는 타이틀도 갖고 있다.
80년대로 접어들면서 대규모 단지가 서울 외곽으로 확산됐다. 양천구 목동, 노원구 상계동 등에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섰다. 80년대 중반에는 송파구 방이동의 올림픽선수촌아파트 등 20층이 넘는 아파트도 등장했다.
90년대 서울에는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공간이 협소해졌다. 이때 등장한 것이 노후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사업이었다. 초기 아파트들이 사라지고 초고층 아파트로 재편이 이뤄졌다. 마포아파트는 94년 아파트 재건축사업 1호라는 또 다른 역사를 남겼다.
2000년대 들어서는 아파트의 고밀·고층화 현상이 더욱 심화됐다. 타워팰리스 등 주상복합으로 지어진 아파트는 층수를 높여갔고, 부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2010년 이후 아파트는 주거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커뮤니티 시설과 녹지 공간 등을 조성하고, 정보기술(IT)을 접목하면서 새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유성열 기자
[변화하는 부동산 시장] 1970년대 상경 늘자 대량 공급… 재건축 1호는 ‘마포아파트’
입력 2015-06-27 0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