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엘리엇과 표대결 준비 본격화

입력 2015-06-26 02:45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놓고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분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물산이 다음 달 17일 합병 관련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에게 의결권을 위임해달라고 요청했다.

삼성물산은 “주총의 원활한 진행 및 의결 정족수 확보를 위해 의결권 대리행사를 권유한다”고 25일 공시했다. 주총에 참석하기 어려운 일반 주주들에게 표를 몰아달라는 취지로, 합병에 반대하는 엘리엇과의 표 대결에 대비해 본격적으로 세 규합에 나선 것이다. 삼성물산은 엘리엇이 문제 삼는 합병 비율에 대해 “국내 법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산정했으며 이를 따르지 않는 것이 오히려 위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제일모직도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취지를 밝힌 참고서류를 공시했다. 엘리엇은 24일 제일모직과의 합병이 불공정하다며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을 요청했다.

한편 또 다른 미국 헤지펀드인 메이슨 캐피털 매니지먼트가 최근 삼성물산 지분 2.2%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주주 명부에는 없었는데 올해 초부터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물산은 메이슨이 지금까지 주주 제안을 하거나 별다른 요구를 해온 것은 없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메이슨이 어떤 성격의 펀드인지 파악 중이다.

삼성물산 지분 0.017%를 보유한 영국 애버딘자산운용은 합병에 반대하는 의사를 나타냈다. 이 회사 임원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합병계획이 삼성물산 주주에게 좋은 거래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며 “삼성물산이 자사주를 KCC에 매각한 것도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