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노트-박강월] 나의 어린 친구에게(2)

입력 2015-06-27 00:45
그동안 청탁원고도 밀려있고, 앞으로 운영하게 될 파주 헤이리의 문리버파크 개관식도 치루는 등 너무 바빠 컴퓨터 앞에 앉지 못해 답신이 늦었어요. 이해해 줄 거죠? 목회자이신 어머니의 열정적인 헌신 때문에 상처받은 자녀로 내게 첫 상담을 해왔을 때, 사실 나는 목회자 자녀들의 소외감과 외로움을 잘 몰랐어요. 언제나 부모님의 기도로 하나님의 특별한 혜택을 누릴 것이라고 생각했던 평상시의 나의 편견이 깨지는 순간이었지요.

이번에는 육아의 어려움에 대해 상담을 해왔지만, 나는 상담학 전공자가 아니어서 그냥 내 경험을 얘기해줄게요.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성인이 됐지만, 나도 어린 딸이 아플 때면 만사가 막히는 느낌이었어요. 하나 밖에 없는 외동딸에 그것도 만혼에 초산으로, 내가 죽을 둥 살 둥 하며 낳은 귀한 딸인지라 거의 우상이었답니다. 사랑하는 만큼 아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아이에게 그다지 행복과 안정감을 주지 못한 부족한 엄마였어요.

그래도 날마다 드리는 가정예배와 기도를 통해 하나님을 의지하며 양육했더니 자기 나름대로 확고한 믿음을 가진 성인으로 성장했고 지금은 나의 가장 든든한 동역자가 되었답니다.

사람을 기른다는 것, 그 이상의 위대한 일은 없는 것 같아요. 어쩌면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마음도 이와 같지 않을까요. 늘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고, 부족한 줄 알면서도 기대하고 어디든 함께 하고 싶고 무엇이든 다 주고 싶고…. 그러면서도 그 사랑을 절제하셔야 하니 문제아 같은 우리들 때문에 한시도 마음이 편하실 날이 없으시겠지요. 이제 그만 염려를 벗어 던지고 벌떡 일어나세요. 기도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적을 때가 기도가 가장 필요한 때인 것을 기억하며 어서 일어나세요. 가물어 매 마른 땅에 단비가 내리는 멋진 여름밤이네요.

박강월(수필가, 주부편지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