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중남미國 부도위험 커져… 그리스 탓 CDS 프리미엄 ↑

입력 2015-06-26 00:56
남·동유럽 및 중·남미 국가들의 부도 위험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남·동유럽 국가들은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의 불확실성이, 석유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남미 국가들은 저유가가 원인으로 각각 꼽힌다.

25일 국제금융시장과 시장정보업체 마킷에 따르면 그리스의 5년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에 붙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2434.30bp(1bp=0.01%)로 집계돼 1년 만에 438% 상승했다. 조사 대상 53개국 가운데 2위였다. CDS 프리미엄은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 부도 위험에 대비한 신용파생상품에 붙는 수수료를 말한다. 위험도가 높을수록 프리미엄도 상승한다. 그리스와 국제채권단의 구제금융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그리스의 부도 위험이 커진 탓이다.

그리스 위기로 남·동유럽 국가들은 유탄을 맞고 있다. 같은 기간 불가리아는 CDS 프리미엄 상승률이 54%에 달했다. 스페인(35%)과 폴란드(26%) 이탈리아(25%·18위) 등 과거 재정 위기를 겪은 유럽 국가의 부도 위험도 크게 상승했다. 특히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현실화할 경우 가장 큰 피해자는 동유럽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스위스 UBS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체코, 헝가리, 폴란드 등의 경제는 유럽연합(EU) 수출 의존도가 높아 교역과 투자 면에서 그렉시트의 여파가 가장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남미 국가들도 저유가로 휘청거리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부도 위험 상승률은 392%로 그리스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콜롬비아(105%·4위) 멕시코(88%·5위) 브라질(76%·7위) 페루(70%·8위) 등이 모두 10위 안에 포진했다. 베네수엘라는 채무 상환을 위해 금을 담보로 현금을 조달해야 할 만큼 경제 사정이 나빠졌고, 브라질은 기업 투자 감소와 정치인과 기업의 비리 추문 등 악재가 겹치면서 경기침체가 길어지고 있다. 반면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46.91bp로 이 기간 11.8%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인 2007년 12월 31일(45.0bp) 이후 최저 수준이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