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이 멀던 우리 경제는 올봄 뜻밖의 복병을 만났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의 파괴력은 세월호 때보다 컸다.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었고 경기는 꽁꽁 얼어붙었다. 더 이상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산업계가 메르스 극복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대기업과 경제단체 중심으로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25일 메르스 극복을 위해 무상 항균 서비스와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현대모비스와 함께 다음 달 17일까지 전국 서비스센터 및 블루핸즈를 방문한 모든 차량에 특별 무상 항균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람의 손이나 발이 자주 닿는 핸들, 변속기, 바닥매트 등에 연막 항균 소독 서비스가 제공되며, 현대·기아차가 아닌 타사 제조 차량과 수입차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달 30일까지는 전국의 현대차 법인택시 2만대도 항균 소독을 실시해 준다. 또한 개인사업자 중 현대캐피탈에 할부를 납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3개월간 할부금을 유예해주고, 신차 구입 고객에게는 할인금액보다 10% 많은 금액의 전통시장상품권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50만원을 할인해주는 2015년형 그랜저를 구입하는 고객은 50만원 대신 55만원의 전통시장 상품권을 선택할 수 있는 식이다.
KT는 노동조합과 함께 재래시장 장보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KT 노조가 전국 51개 지사 및 222개 플라자 등에서 근무하는 KT 임직원들과 ‘재래시장 장보기·홍보’ 캠페인을 시작하자 회사는 다음 달 초 2만2000명 직원들에게 배정된 120억원의 복리후생비용을 전통시장상품권인 ‘온누리상품권’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KT 관계자는 “다음 달부터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는 만큼 재래시장 경기 회복에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KT는 질병취약계층인 서울시내 5개 쪽방촌 주민 4000여명에게 마스크와 손세정제, 연막소독기 지급을 시작했다. 롯데자산개발은 지난 18일 경기도 수원시 메르스 비상대책본부와 연계해 진료거점병원과 자가격리자에게 생수 쌀 라면, 등 2000만원 규모의 생필품을 전달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
[“메르스 불황 넘자” 대책 마련 분주] 현대차 “타사 차량도 무상 소독” KT, 전통시장 상품권 지급
입력 2015-06-26 0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