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추가… 더 강해진 네이버 생태계

입력 2015-06-26 02:44

네이버가 핀테크(금융과 기술을 결합한 서비스)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국내에서 사용자 수가 가장 많은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가 시장에 뛰어들면서 국내 간편결제 시장이 기지개를 켤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는 간편결제, 송금, 적립 등을 네이버 아이디 하나로 할 수 있는 ‘네이버페이’를 25일부터 정식 서비스한다고 밝혔다(사진).

네이버페이는 네이버 아이디가 있는 사용자가 신용카드와 은행계좌 등을 한 번만 등록하면 이후에는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결제와 송금을 할 수 있다. 보통 인터넷쇼핑몰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하려면 매번 카드번호, 유효기간, 비밀번호 등을 입력하고 공인인증서로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네이버페이는 사고 싶은 물건을 고른 후 비밀번호만 누르면 결제가 끝난다.

시중에 나와 있는 다른 간편결제도 이와 비슷한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네이버페이의 가장 큰 장점은 네이버에서 검색할 수 있는 쇼핑몰 5만2000여곳에서 네이버페이로 간편결제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G마켓, 11번가, 쿠팡 등 다른 쇼핑몰에서도 간편결제를 제공하지만 각각 해당 쇼핑몰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네이버페이는 여기에 더해 상대방의 은행계좌를 몰라도 아이디만 알면 송금까지 가능하다. 네이버 관계자는 “아이디 하나로 간편결제뿐 아니라 송금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네이버페이는 다른 서비스와 차별화된다”면서 “그동안 간편결제를 잘 몰랐던 사용자들이 제대로 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페이에 깔린 네이버의 전략은 ‘네이버 생태계’ 강화다. 네이버는 모바일 시대 생존 전략으로 검색 강화를 내세우고 있다. 쇼핑, 영화, 지식 등 모든 검색을 하면서 구매까지 연결될 경우 결제 때문에 이탈하는 일이 없도록 결제서비스를 붙이는 것이다. 모든 것을 네이버 내에서 할 수 있도록 해 이용자들을 네이버 생태계 안에 붙잡아 두려는 의도다. 때문에 네이버가 네이버페이를 기반으로 다른 핀테크 분야로 진출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네이버페이의 등장으로 간편결제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카카오는 이미 출시한 카카오페이와 뱅크월렛카카오를 중심으로 핀테크 서비스를 넓혀가고 있다. 오는 9월에는 삼성전자의 삼성페이가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아직 가시화되진 않았지만 애플페이, 안드로이드페이, 알리페이 등 해외 간편결제 서비스도 국내에 진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