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이 멀던 우리 경제는 올봄 뜻밖의 복병을 만났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의 파괴력은 세월호 때보다 컸다.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었고 경기는 꽁꽁 얼어붙었다. 더 이상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산업계가 메르스 극복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대기업과 경제단체 중심으로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직원이 헌혈한 만큼 회사는 경기회복을 위해 기부하겠다.”
SK그룹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에 따른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앞장섰다. SK그룹은 전 구성원이 헌혈에 참여하고, 회사는 헌혈에 참여한 임직원 숫자만큼 전통시장 상품권인 온누리상품권을 기부하는 메르스 대책을 수립했다고 25일 밝혔다.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메르스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이나 의료진에게 직접적 도움을 드릴 수는 없지만 SK 임직원을 비롯해 우리 모두가 메르스 극복을 위해 함께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빨리 메르스가 종식되고 경제에 활력이 생기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 같은 대책을 만들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SK그룹 전 임직원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서린빌딩을 시작으로 다음 달 8일까지 2주간 서울 울산 이천 등 100인 이상 임직원이 근무하는 전국 SK사업장에 설치된 헌혈 장소에서 자율적으로 헌혈에 참여하게 된다. SK그룹의 현재 임직원 수는 약 8만명이다. SK 측은 “메르스 여파로 개인 헌혈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단체 헌혈도 취소가 잇따르는 등 혈액 수급에 문제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런 결정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SK는 헌혈하는 임직원 숫자만큼 회사가 10만원 상당의 온누리상품권을 유관 기관에 기부해 메르스 여파로 고통 받는 취약계층에 전달되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전통시장과 중소상인들에게 실질적인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그룹은 기대하고 있다.
서린사옥 헌혈 행사장에는 김 의장과 이문석 SK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 등 그룹 경영진을 비롯해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 E&S, SK㈜ 등 서린사옥 입주 SK 임직원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 위원장은 “업무로 힘든 가운데도 많은 임직원이 헌혈에 적극 동참했다”며 “SK그룹의 작은 노력이 메르스를 극복하는 데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메르스 불황 넘자” 대책 마련 분주] 全직원 헌혈나선 SK “온누리상품권 기부”
입력 2015-06-26 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