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리더십 연구가인 폴 스토츠는 리더의 덕목 중 중요한 요소로 역경을 잘 이겨내는 자질인 ‘역경지수(AQ·Adversity Quotient)’를 꼽았다. 사람이 역경에 부닥쳤을 때 나타나는 유형은 3가지가 있다. 첫째, 포기형이다. 힘든 문제를 만났을 때 포기하고 도망가 버리는 사람을 말한다. 둘째, 안주형이다. 도망가지는 않지만 역동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현상유지만 하려고 급급해 하는 유형이다. 셋째, 정복형이다. 모든 힘을 다해 역경을 뛰어넘는 마치 암벽을 타오르는 클라이머(Climber)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역경을 정복하는 리더는 자기 혼자만이 아니라 공동체 구성원 전체를 아울러서 시련과 고난이라는 광야와 암벽을 넘어간다. 진정한 리더는 수많은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냉철하게 현실을 인식하고 합리적인 판단력으로 도전하며 목표를 성취하는 능력, 즉 높은 역경지수를 갖고 있다.
역경지수가 높은 사람들은 두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역경이나 실패 때문에 다른 사람을 비난하지 않는다. 둘째, 자기 자신도 비난하지 않는다. 역경과 실패가 자신의 부족 때문에 찾아오는 것이라고 자학하지 않으며, 그렇다고 남을 탓하지 않는다.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직면한 문제와 상황을 풀어나간다.
흔히 근래 우리 민족이 겪은 3대 사건으로 8·15 광복, 6·25전쟁, IMF 외환위기를 꼽는다. 이러한 위기와 시련 속에서도 우리 민족은 지혜롭게 잘 극복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일어난 세월호 참사와 지금 겪고 있는 메르스 사태는 대한민국의 도덕적 수준, 위기관리 능력을 근본적으로 돌아보게 한다. 이런 와중에 대한민국의 수도 심장부에서 동성애 행사를 개최한다는 소식은 우리를 정말 아연실색하게 만든다.
지금 우리 민족의 자화상이 이런 것이란 말인가. 우리 민족이 갈 길을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일까. 역사에 대한 ‘책임적 존재’로서 하나님의 부름을 받은 교회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역경은 ‘미래’와 직결된다. 역경을 극복하지 못하면 앞으로 전진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시련과 과거의 수렁에 그대로 빠져버린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주어진 역경은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로 만들어 미래로 전진해야 한다.
5000년 유구한 역사를 말하지만 너무나도 많이 아팠던 나라. 작은 위로가 아니라 근본적인 치유가 필요한 나라. 이제 교회는 ‘왜 우리에게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납니까?’라고 하나님께 묻기 전에 진정으로 아픔을 간직한 마음이 필요하다.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앓아야’ 한다. 이웃을 위해 약을 들고 가고 기도만 하는 ‘담 높은 교회’의 모습이 아니라 ‘나도 당신과 같이 지금 쓰리고 아픕니다’라고 소리쳐야 한다. 교회의 심장에 민족의 ‘대못’이 박혀 있음을 외쳐야 할 것이다. 이제 교회는 민족의 아픔 자체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동성애자들의 행사인 퀴어문화축제로 하나님의 창조질서가 심각하게 도전 받는 오는 28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광장에 모이자. 전국 교회마다 동성애 반대 주일로 지키자. 그리고 내 탓 네 탓이 아니라 주님께 우리의 모습 그대로 가슴을 치며 소리 지르자. “주님, 지금 대한민국이 아파요! 주님, 지금 한국교회가 아파요! 주님 살려주세요!”
그분은 분명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주실 것이다. 그래서 조국사회를 부둥켜안고 아파하는 성도로, 눈물이 서려 있는 교회로 다시 태어나자.
노재경 목사(예장합동 총회교육진흥원)
[시온의 소리-노재경] 6월 28일 소리치자!
입력 2015-06-26 0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