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당 서정주 전집-시’가 5권으로 출간됐다(사진). 전 20권 규모로 기획된 ‘미당 서정주 전집’의 첫 결실이다. 은행나무 출판사는 나머지 15권을 내년 상반기까지 출간한다는 계획이다.
‘미당 서정주 전집’이 완간된다면 미당의 작품을 총합하는 유일한 판본이 된다. 1972년 일지사가 발간한 ‘서정주 문학전집’이 있지만, 미당은 그 후에도 2000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왕성하게 작품을 생산했다.
미당 시전집이 나오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20여년 만이다. 민음사가 1994년 완간한 ‘미당 서정주 시전집’이 있었다.
이번에 출간된 시전집에는 미당의 시 950편이 수록됐다. 이남호 고려대 교육부총장, 이경철 문학평론가, 윤재웅 동국대 국어교육학과 교수, 전옥란 작가, 최현식 인하대 국어교육학과 교수 등 미당 연구자와 제자들이 전집 편집위원회를 구성하고 2013년부터 은행나무와 발간 작업에 착수했다.
편집위원회는 두 가지 주요한 편집방침을 세웠다. 전문 연구가들이 아닌 일반 독자를 위한 전집이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서정주 시의 정본을 확정한다는 것이었다. 은행나무 측은 “미당은 하나의 시를 여러 번 고쳐서 발표했다”면서 “어느 판본을 정본으로 확정할 것인지를 두고 편집위원들이 고민을 거듭했다”고 설명했다.
윤재웅 교수는 “난제가 첩첩산중”이라는 말로 정본 확정 작업의 어려움을 표현했다. “판본마다 다른 표기, 편집자의 개입이 의심되는 상황, 오랜 창작 기간에 따른 표기의 변화에 대해 일률적인 원칙의 적용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에 맞닥뜨린다”는 것이다.
편집위원회는 각 시집의 초판을 저본으로 삼되 판본마다 표기가 다른 경우, 첫 발표지와 시작노트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한 뒤 시인의 의도가 가장 잘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표기를 골랐다. 또 미당 특유의 시적 표현은 살리고 명백한 오·탈자는 바로잡았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책과 길] 서정주 전집 1차분 ‘詩전집’ 5권 출간
입력 2015-06-26 0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