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쿠바 이야기 입체적으로 담은 인문서

입력 2015-06-26 02:50

최근 미국과 쿠바의 수교가 급물살을 타며 한국 역시 머지않아 쿠바와 외교관계를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쿠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정승구 영화감독이 쿠바의 속살을 담은 책을 내놓았다. 국내 필자가 여행기가 아니라 인문서 형식으로 쿠바를 조명한 것은 이 책이 처음이다.

흔히 쿠바와 관련해선 체 게바라와 피델 카스트로, 살사와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 시가와 야구 등 ‘가난하지만 행복한 나라’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하지만 이것은 쿠바 정부의 허락 없이 취재할 수 없기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다.

저자는 지난해 취재 비자를 받지 않고 인맥을 통해 사람들을 만날 계획을 세우고 쿠바에 갔다. 덕분에 현지인들과 좌충우돌 부대끼며 그동안 언론과 책에 소개되지 않았던 쿠바의 이모저모를 체험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쿠바의 젊은이들은 시가를 피우지도 않았고 혁명이나 공산주의에 관심조차 없었다. 심지어 젊은이들의 은어 가운데 ‘공산주의’는 ‘구리다’ ‘안 좋다’로 통했다.

이 책이 흥미로운 것은 쿠바 젊은이들이 주요 인물로 등장해 한편의 로드무비를 방불케 한다는 점이다. 과감한 클로즈업과 롱샷으로 찍은 사진들도 쿠바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