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을미사변 주범은 일본군 현역 장교였다”

입력 2015-06-26 02:51

명성황후 시해범은 일본 낭인으로 알려져 있다. 동양대 교양학부(한일관계사) 교수인 저자는 을미사변의 주범이 일본군 현역 장교였다고 주장한다. 경복궁 담장을 뛰어넘어 명성황후를 칼로 참혹하게 찌른 범인의 이름을 ‘일본군 경성수비대 미야모토 다케타로 소위’라고 적시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당시 주한일본영사관이 본국 외무차관에게 보낸 ‘우치다 사신’과 ‘우치다 보고서’를 제시했다.

을미사변은 1895년 10월 8일 새벽 5시30분 소총과 일본도로 무장한 폭도들이 경복궁 광화문 앞으로 몰려들면서 발생했다. 흥선대원군이 탄 가마를 호위하면서 광화문을 통과한 폭도들은 명성황후가 거처하던 건청궁으로 난입했다. 이른바 ‘여우사냥’ 작전이었다. 러시아를 끌어들여 일본을 물리치고자 했던 명성황후를 제거하기 위한 비밀작전이었다.

일국의 왕비가 궁궐에서 외국 군대와 폭도에 의해 참혹하게 살해되고 불태워지는 참사가 벌어졌다. 하지만 120년이 흐른 지금까지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 저자는 사건 발생 후 뒷수습에 관여했던 우치다 영사가 “살해당한 부녀 중 한 명은 왕비라고 하는 바, 이를 살해한 자는 우리 수비대의 어느 육군소위”라고 적은 문구에서 범인을 지목했다. 규명해야 할 아픈 역사의 대목이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