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개토대왕 이름이 신라땅에 나타났다. 1946년 광복 후 처음 발굴한 경주 신라고분에서 이름이 생생하게 새겨진 청동그릇이 나왔다. 광개토대왕은 망국 백성들에게 크나큰 희망이었다. 새 국가는 과거의 영웅을 바라보며 미래를 설계했고, 역사 교과서 앞부분에 광개토대왕을 크게 내세웠다. 이때 출토된 광개토대왕 명문의 청동 그릇이 1500년 전의 고구려를 연결시킨 고리가 되었다.
이 그릇의 뚜껑에는 연꽃봉우리 모양의 동그란 꼭지가 달렸고, 뚜껑과 몸체에 세 가닥 줄을 돌려 세련된 모습을 갖고 있다. 그릇 바닥에는 4행 4자씩 ‘을묘년(415년) 국강상광개토지호태왕호우십(乙卯年國岡上廣開土地好太王壺?十)’이란 글자가 양각되었다. 호우는 그릇이란 뜻이고, 사후 1주기의 기념품인 것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고분에 호우총이란 이름을 붙였다.
문화재청은 6월 23일 이 청동그릇을 보물로 지정하겠다고 예고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최장열 학예연구사는 “호우총은 출토 유물로 보아 6세기 전반에 만든 것으로 추정한다. 청동호우는 5세기 초 만들었고, 그때 신라인이 경주로 가져와 100년 뒤 무덤에 부장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 청동그릇은 국립중앙박물관 1층 고구려실에 상설 전시되고 있다.최성자(문화재청 문화재위원)
[톡톡! 한국의 문화유산] 신라 땅의 광개토대왕 그릇
입력 2015-06-26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