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성 교수의 교회행정 산책] (22) 당신은 창조적 리더인가

입력 2015-06-26 00:57

필자는 대학에서 16년간 일반 행정학과 교회행정학을 강의하고 있다. 딸처럼 사랑스럽고 아들처럼 자랑스러운 학생들을 만나는 매학기 초는 행복한 순간의 연속이다. 희망과 꿈으로 가득 찬 대학생들과 어울림은 대학교수의 특혜이자 축복이 아닐까.

그러나 요즈음 대학은 정부의 종합평가 시책으로 우열을 가리는 경쟁모드가 작동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하지만 한 학기 수업을 잘 마치고 방학을 맞이하는 것은 대학만의 또 다른 기쁨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대학의 성적은 직장을 퇴직하기 전까지는 항상 따라 다녀야 하기에 성적을 평가하는 교수 입장에선 가장 큰 스트레스이기도 하다. 새로운 정보를 접하는 강의시간과 신나고 즐거운 방학 사이에 징검다리와 같은 성적평가는 수강한 학생과 평가하는 교수의 고뇌의 시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욱 성적평가 때마다 진통을 겪게 된다. 모두에게 좋은 점수를 주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는 노릇이라 골치가 아프다. 손자 같은 남학생들, 귀엽고 사랑스런 손녀 같은 여학생들, 누구에게 A를 주고 어떤 학생에게 B를 줘야하는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성적을 평가할 때마다 깨닫게 되는 분명한 한 가지는 필자가 똑같은 내용으로 동일한 시간을 강의 했음에도 10% 안팎의 학생들은 과제를 잘 수행하고 시험을 잘 보지만 10% 안팎의 학생들은 무성의하게 답안지를 작성하고 불성실한 과제물을 제출한다. 나머지 70∼80% 안팎의 학생들은 그런대로 무난하게 시험지 답안을 작성하며 과제물도 제출한다. 이때마다 느끼는 것은 모든 학생들이 A학점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대학 성적이 인생 성적과 일치한다고 볼 수는 없다. 인간은 누구나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다 같은 자녀들이요. 동일하게 선택한 성도들인데 누구를 지도자로 어떤 사람을 추종자로 결정하실까. 여기서 필자는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10% 내외의 창조적 리더가 사람이 보기에도 우수하고 하나님 보시기에도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한다. 또한 어느 조직에서나 10% 안팎의 성도들이 문제를 일으키며 하나님 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속을 썩이는 현실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80% 안팎의 사람들은 지도자를 인정하고 문제아를 용납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배우고 본받으며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목회자들도 10% 정도가 창조적 리더십을 발휘한다. 나머지 80% 내외의 대부분의 목회자들은 무덤덤하게 배운 대로 묵묵히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양기성<서울신대 교회행정학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