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소통의 시대입니다. 한국교회는 세상과 소통을 하지 못하는 치명적 약점이 있습니다. 그렇게 좋은 일을 많이 하면서도 사회와 소통하지 못하고 특별히 언론과 소통하지 못하므로 많은 비난과 욕을 먹어왔습니다.”
최근 에세이 ‘꽃씨 심는 남자’(샘터)를 펴낸 소강석(53) 새에덴교회 목사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싶은 목사가 되고 싶어 책을 썼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교회는 개신교 역사 130년 동안 학교를 건립해 인재를 기르고 병원을 지어 생명을 살리며 교회를 세워 영혼을 구원하는 등 수 없이 많은 일을 했으면서도 세상과 잘 지내지 못함으로써 온갖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한국 교회가 세상과 소통하는 것은 아주 먼 시대가 돼 버리고 말았다며 한탄한다. 그러면서 소 목사는 “불교는 속세를 떠나 산 속에 숨어있는 종교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런 은둔하는 종교가 오히려 교회보다도 훨씬 더 소통을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교에서 소통의 선구자를 뽑으라면 법정을 들 수 있지요. 그는 책을 통해 얼마나 많은 세상과 소통을 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의 글은 언뜻 보면 불교와 전혀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그는 세인들에게 엄청나게 불교적인 영향력을 주었습니다.”
천주교는 어떤가. 그는 몇 년 전에 ‘울지마 톤즈’를 통해 큰 감동을 주었고 지난해에는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에 맞추어 엄청난 비용을 들여서 모든 공중파와 종합편성채널, 거의 모든 중앙일간지에서 천주교를 크게 다룬 예를 들었다. 반면에 개신교는 일반인을 상대로 한 글의 소통이 전무한 상황이라고 했다. 교계 신문에만 글을 쓰고 책을 써도 교계 출판사에서만 출판을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소 목사는 이 같은 기독교 출판문화에 직격탄을 날렸다. “샘터는 법정, 이해인 등 타 종교의 지도자들이 책을 내 큰 반향을 일으켰던 출판사입니다. 그래서 일부러 샘터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단 하루도 꿈 없이 잠들지 않고 꿈 없이 깨어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소 목사는 한 손에 늘 꽃씨를 움켜쥐고 있는 목회자다. 언젠가 누군가에 의해 황무지에도 꽃씨가 뿌려졌을 터. 저자는 우리의 삶의 현장에서 작은 이해와 배려, 양보와 포기, 희생 등의 꽃씨를 뿌릴 때, 먼저 우리 마음 속에서 향기가 진동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에덴의 동쪽같은 우리 사회가 들꽃들로 만발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소 목사는 이번 에세이에서 개신교 신자를 넘어 일반 독자들에게 전하는 보편적인 메시지를 주로 다뤘다. 지리산 산골에서 보냈던 어린 시절의 추억, 집에서 나와 떠돌이로 보냈던 학창시절의 기억들, 배고팠지만 열정에 불타올랐던 신학생 시절의 이야기 등이 흑백필름처럼 펼쳐진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사랑의 꽃씨로 향기나는 세상 만들고 싶어”… 소강석 목사 에세이 ‘꽃씨 심는 남자’ 펴내
입력 2015-06-26 0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