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시장, 국가대표 ‘한류시장’ 만든다

입력 2015-06-25 02:22
서울 중구 메사빌딩에서 24일 열린 ‘남대문 글로벌 명품시장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에서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 등이 협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창식 중구청장, 박원순 서울시장, 한정화 중소기업청장, 김재용 남대문시장상인회장, 장 대표. 구성찬 기자

서울 남대문시장이 명동에 맞먹는 대표 한류 거리로 거듭난다. 유통 대기업과 정부 유관기관이 손을 잡고 600년 전통의 남대문시장을 터키 ‘그랜드 바자르’, 스페인 ‘산타카테리나’ 같은 국가대표 관광 상품으로 탈바꿈시키기로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24일 서울 중구 메사빌딩에서 남대문시장상인회, 중소기업청, 서울시, 중구와 함께 남대문시장을 글로벌 명품시장으로 육성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를 비롯해 김재용 남대문시장상인회장, 한정화 중기청장, 박원순 서울시장, 최창식 중구청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지난해 개장 600년을 맞은 남대문시장이 국내 최대 전통시장이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예전의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남대문시장의 외래 관광 방문객 수는 318만명으로 7위, 방문지 선호도는 10위를 기록했다. 인근 방문지인 명동(886만명), 동대문시장(707만명)과 비교하면 관광지로서의 무게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신세계백화점은 침체된 남대문시장 활성화를 위해 노하우와 인프라를 제공하고 기획·홍보·유통·마케팅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우선 남대문시장에 인접한 메사 빌딩 10층에 위치한 530석 규모의 팝콘홀을 한류 공연장으로 바꿀 계획이다. 한류 공연장 활성화를 위해 지난달에는 중구, 한국뮤지컬협회와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또 시장 인근에 위치한 신세계 소유의 SC제일은행 건물 내 일부 공간을 600년 남대문시장 전시관 및 이벤트 박물관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민간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글로벌 명품시장 육성기금도 출연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전체 65억원의 민관협력 지원금 중 15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나머지 50억원은 중기청과 서울시·중구가 각각 25억원씩 투입한다.

아울러 중구는 명동-신세계백화점-남대문시장-숭례문-메사 한류공연장-한국은행 화폐박물관-남산을 잇는 창조문화 벨트를 조성해 ‘관광 올레길’을 개발하려는 계획도 수립해놓고 있다. 남대문시장상인회는 숨은 명인과 명품 등을 발굴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편의시설도 크게 확충하기로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남대문시장과 인접해 있어 시장 활성화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육성 사업이 성공리에 추진될 경우 남대문시장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연간 700만명 정도로 증가해 백화점 매출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이처럼 남대문시장 지원에 적극 나서는 것은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상생’의 기업 이미지를 강조하는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