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정부, 해커 지원 우려스럽다”

입력 2015-06-25 02:55
존 케리 미 국무장관(가운데)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제7차 전략경제대화(S&ED) 참석자 환영 만찬에서 류옌둥 중국 부총리(왼쪽)와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 사이에 서서 건배를 제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중국 해커들이 배후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 해킹 행위에 대해 중국 당국에 강력히 경고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개막한 제7차 전략경제대화(S&ED)에서 제이컵 루 미 재무장관은 “우리는 특히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사이버 절취 행위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4월 말 미국 전현직 연방공무원 400만명의 정보가 유출된 해킹 사건과 관련해 비공식으로 중국의 해커들을 배후로 지목해 왔지만, 중국 정부의 책임을 직접 거론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중국의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우리는 사이버 안보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과 함께 열린 자세로 관련 사안들을 적절히 해결하고자 노력할 것이며, 이번 대화가 긍정적인 결과물을 도출할 것을 희망한다”고 비켜갔다.

미국은 중국이 공격적으로 인공섬 건설을 추진 중인 남중국해 문제도 거론했다. 조 바이든 부통령은 개막연설을 통해 “미국과 중국은 21세기를 규정할 미래의 협력에 대해 정직하고 솔직하게 대화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남중국해 문제를 거론하며 “주요 무역루트를 유지하기 위해 세계의 바다는 개방되고 보호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부통령은 특히 “외교를 버리고 협박과 위협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려는 국가나 다른 나라들의 침략에 눈을 감는 국가들은 불안정을 초래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중국 대표단은 남중국해 문제를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양국이 상대방의 ‘핵심이익’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우회적으로 미국의 개입을 반박했다.

하지만 양측은 ‘긴장’을 낮추려는 태도가 역력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중국과 미국은 이번 대화에서 모든 이견을 해소하지는 못하겠지만 문제 해결에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은 몇몇 사안을 놓고 뚜렷한 긴장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9월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부드러운 분위기 조성을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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