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만에 조종간 다시 잡은 김두만 예비역 공군대장 “후배 조종사들, 통일의 순간 최선봉서 역할해야”

입력 2015-06-25 02:04
김두만 전 공군참모총장이 23일 강원도 원주기지에서 국산 전투기 FA-50 후방석에 탑승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비행 성공을 다짐하고 있다. 공군 제공

“6·25전쟁 때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현대화된 비행시설과 최첨단 고성능 전투기로 대한민국 영공을 수호하고 있는 후배들이 자랑스럽습니다.”

김두만(89) 예비역 공군대장은 23일 최초의 국산 전투기 FA-50 탑승행사를 무사히 마친 소감을 밝혔다. 11대 공군참모총장을 역임한 김 장군은 6·25전쟁 당시 한국 공군 최초로 전투기 F-51D(무스탕) 100회 출격을 기록한 베테랑 조종사였다.

6·25전쟁 65주년을 앞두고 그는 원주 비행장에서 제8전투비행단 103전투비행대대 FA-50 전투기 조종사 한성우(37) 소령이 조종하는 전투기 후방석에 탑승했다. 65년 전 기습적인 북한의 공격에 전투기 1대 없이 20여기의 연락기와 미군 전투기의 지원을 받아 치열한 공중작전을 수행하며 지켜냈던 조국의 하늘을 다시 한번 날고 싶어서다. 이번 탑승을 위해 그는 고령의 나이에도 지난 5월 12일 충북 청주에 있는 항공우주의료원에서 젊은 조종사들도 힘들어하는 비행환경적응훈련도 수료했다.

6·25전쟁 당시 김 장군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전투기에 몸을 실어야 했다고 전했다. 그는 “풍전등화에 놓여있는 대한민국을 지켜내기 위해 적의 대공포화망을 뚫으며 목숨 걸고 공격했다”며 “오직 조국 수호라는 목표로 사력을 다해 적과 싸웠다”고 말했다.

또 그는 탑승행사를 지켜본 후배 조종사들에게 “평화는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다”며 “세계 최고의 실력을 구비한 정예조종사로 언젠가 통일의 순간이 왔을 때 최선봉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