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포화 속으로’의 배경인 포항전투로 폐허가 된 포항시가지(1950년 8월 20일), 포로수용소에서 만화 캐릭터를 닮아 ‘버니’라고 불린 열두 살 인민군 소년포로가 미군과 함께 포즈를 취하며 활짝 웃고 있는 장면(51년 1월 14일), 서울 탈환 직후인 1950년 10월 2일 나룻배를 타고 한강을 건너 서울 집으로 돌아오는 피난민 행렬(50년 10월 2일)….
동족상잔(同族相殘)의 비극인 6·25전쟁의 참상과 비극성, 전투의 긴장감, 피난의 고단함 등이 묻어 있는 사진들이다.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이 24일 6·25전쟁 65주년을 맞아 전쟁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사진 기록 80점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2년 전부터 미국 국립기록관리청에서 수집한 7000여장의 6·25전쟁 관련 사진 중 일부로 미국 육군통신단과 해병대 등이 전쟁 당시 촬영한 것들이다. 이 사진들에는 전장 및 전투 장면, 피난민과 전쟁포로, 전쟁고아 등 당시 모습들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전쟁 발발 8일 만인 50년 7월 2일 지상군 투입 결정 후 가장 먼저 대전에 도착한 미군 장병들의 모습과 7월 6일 대전역광장에서 군경과 피난민들이 바삐 오가는 사진에선 전쟁의 다급함과 긴장감이 느껴진다. 전쟁 초기 국군과 미군이 전선에 한 팀으로 배속돼 참호 속에서 함께 경계를 서는 모습도 이채롭다.
유엔군이 서울을 수복한 9월 28일 폐허가 된 서울 외곽 지역의 모습, 무너진 철교 난간을 잡고 곡예하듯 대동강을 건너는 피난민의 모습, 피난민촌에서 어린 동생을 업은 소녀가 풀뿌리로 밥을 짓는 모습, 두 다리를 잃은 남성이 지팡이에 의지해 무릎걸음으로 이동하는 장면 등은 전쟁의 참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국가기록원은 “우리 현대사의 비극인 6·25전쟁을 기억하고 역사로 남기기 위해 관련 기록물을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기록원은 한국 관련 주요 사진기록 2000여장을 연말까지 추가로 수집해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전쟁 참상·전투의 긴장감·고단한 피난길 ‘한 눈에’… 국가기록원, 6·25전쟁 사진 80점 홈페이지 공개
입력 2015-06-25 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