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쓸데없는 걱정이 삼성 걱정’이라는 프로야구 우스개 소리가 맞는 듯 하다. 삼성 라이온즈가 이달 초 부진을 딛고 사상 첫 5년 연속 40승에 선착했다.
삼성은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12대 4 완승을 거두며 시즌 40승(28패)째를 거뒀다. 이로써 삼성은 2011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가장 먼저 40승 고지에 올라섰다. 한국 프로야구 최초 기록이다.
삼성은 1984년부터 1987년까지 4년 연속 가장 먼저 40승 고지를 밟았으나 1988년 해태 타이거즈에 자리를 빼앗겼다. SK 와이번스도 김성근 감독 시절인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 연속 40승에 선착했지만 2011년에는 삼성과 KIA 타이거즈에 자리를 내줬다.
삼성은 2011년 69경기, 2012년 73경기, 2013년 68경기 만에 40승을 기록했다. 지난해 60경기 만에 40승 고지를 밟은 삼성은 올해는 치열한 선두권 다툼을 펼치며 68경기 만에 40승을 채웠다.
40승 선착팀의 정규시즌 우승 확률은 51.5%다. 특히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최근 5년 동안은 100%였다. 삼성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40승에 선착하며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삼성은 올해도 첫 40승을 밟으며 5년 연속 통합우승에 시동을 걸었다. 이날 NC 다이노스가 KIA에 패하며 삼성은 1위로 복귀했다.
사실 이달 초 만해도 삼성은 ‘위기론’에 빠졌다. 지난 6일 NC전부터 11일 한화 이글스전까지 류중일 감독 부임 후 최다 연패 타이기록인 5연패를 당했다. 주전이 고령화됐고 신인급 선수들의 성장도 더뎌 올 시즌 우승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런 위기론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삼성은 이후 6승2패를 거두며 가장 먼저 40승 고지에 올랐다.
류 감독은 위기론을 ‘뚝심’으로 해결하고 있다. 박한이와 이승엽이 부진했지만 꾸준히 이들을 기용하며 경기 감각을 찾을 수 있게 만들었다. 이승엽은 23일 롯데전에서 사직구장을 넘어가는 큼지막한 장외홈런을 터트리며 팀의 40승을 자축했다. 신예 중에는 구자욱이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구자욱은 지난 18일 두산전부터 선발 출장해 4경기에서 타율 0.588, 2홈런을 기록 중이다. 류 감독은 “급할수록 돌아가야 한다”면서 “결국 위기에는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는 것이 내가 예전부터 크게 느낀 점”이라고 강조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역시! 사자… 5년 연속 40승 첫 사냥
입력 2015-06-25 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