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독일 간 英 여왕, 나치 수용소 첫 방문 예정

입력 2015-06-24 04:02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11년 만에 독일을 찾았다. 이번 국빈방문은 2차대전 종전 7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는 베르겐-벨젠 나치 강제 집단수용소 방문 일정이 있어 의미가 남다르다. 영국 여왕은 23일(현지시간) 오후 남편 필립공과 함께 수행원 15명을 태운 전용기로 베를린 테겔 공항에 도착해 독일 정부가 준비한 21발의 예포와 의장대 환영을 받았다.

슈피겔 등 독일 언론들은 올해가 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인 데다 여왕 부부의 고령을 감안할 때 독일 국빈방문이 마지막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보였다.

여왕은 24일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과 만난 뒤 유람선으로 슈프레강을 돌면서 베를린 시내를 둘러볼 계획이다. 이후에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회동하고 전쟁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노이에 바헤를 찾아가 헌화할 것으로 보인다.

25일에는 여왕의 생일 축하를 겸한 가든파티가 열린다. 베를린 주재 영국대사관은 이와 관련해 행사 참석자들의 행동요령을 담은 4쪽의 안내문을 이날 공개했다. 현지 언론은 안내문에 여왕과의 셀피(셀프카메라 촬영)는 허용되지 않고 가능한 한 영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전했다. 생일파티 메뉴로는 영국의 대표적인 음식인 피시&칩스와 딸기가 얹어진 생크림이 준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정의 마지막 날인 26일에는 종전 70주년을 되새기는 의미에서 독일 북서부 니더작센주에 위치한 베르겐-벨젠 나치 강제 집단수용소를 찾는다. 이 수용소는 나치가 전쟁포로와 유대인들을 수용했던 곳으로 ‘안네 프랑크의 일기’로 유명한 유대인 소녀 프랑크가 숨지기 직전까지 지냈던 장소로 알려져 있다. 여왕은 이곳에서 안네 프랑크 가족 비문을 찾아 헌화하고 수용소의 생존자들도 만날 예정이다.

임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