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사무총장에 최재성 강행 黨 내분 격화 조짐

입력 2015-06-24 04:15
김상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장(오른쪽)이 23일 광주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첫 번째 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3일 논란이 된 신임 사무총장에 ‘범친노(친노무현)’ 진영의 최재성 의원을 임명했다. 문 대표가 비노(비노무현) 진영이 반대해 온 인선을 강행하자 ‘친노 패권주의 인사’ ‘오기 인사’라는 반발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9월 분당설’이 더욱 힘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는 등 당 내분이 격화될 조짐이다.

문 대표는 이날 오후 주요 당직 인선을 마쳤다. 사무총장에는 3선의 최 의원, 전략홍보본부장에는 재선의 안규백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수석사무부총장에는 김관영 의원,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박광온 의원, 디지털소통본부장에는 홍종학 의원이 임명됐다.

김성수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인사는 혁신과 총선 승리, 더 큰 탕평이라는 세 가지에 초점을 맞춰서 이뤄졌다”며 “특히 혁신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하고 총선 승리를 이끌 분들을 선정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비노 진영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우리 당 대표께 당의 문을 열어야 한다고 줄곧 말씀드려왔다. 오늘 당 대표께서는 당의 안쪽에 열쇠를 잠그셨다”며 “포용하지 않는 정당은 확장성이 없다. 확장성이 없으면 좁은 미래가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수도권의 한 재선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친노 패권주의의 특성을 그대로 드러낸 인사”라며 “(당직자들이) 4·29재보선 전패의 책임을 지고 사표를 낸 것인데, 당을 통합하고 외연을 확장하는 리더십이 아니라 기존 경향성을 더 강화한 무책임한 인사가 됐다”고 비판했다. 수도권의 또 다른 의원도 “직전 원내대표 선거에서 낙선한 최 의원을 곧바로 사무총장으로 기용한 것은 당내 여론을 무시하는 전형적인 오기 인사”라고 꼬집었다.

최 사무총장 인선을 두고서는 인선 직전까지도 진통이 계속됐다.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표가 ‘최재성 카드’를 고수하자, 이 원내대표가 반대하면서 대안으로 우윤근 김동철 노영민 의원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문 대표는 최 의원을 전략홍보본부장 카드로 역제안하는 한편 이 원내대표가 사무총장 후보로 제안한 인사와 최 전략홍보본부장을 패키지로 엮어 당사자들의 동의를 받아온다면 받아들이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런 제안이 무산되자 최 의원이 결국 낙점됐다.

당은 종일 뒤숭숭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특히 이 원내대표가 김한길 전 공동대표로부터 ‘최 의원이 과거 다른 의원을 폭행했다’는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받아서 보는 장면이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김 전 대표 측은 “김 전 대표가 문자메시지를 작성한 게 아니라 당내에 도는 문자메시지를 받아 이 원내대표에게 확인하는 과정이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당 혁신위원회는 광주에서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를 도입해 국회의원 등 공직자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하는 방안 등이 담긴 1차 혁신안을 발표했다.

임성수 기자, 광주=문동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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