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교회 신뢰 회복 위해 좋은 교인이자 좋은 시민 돼야”… 한목협 제17회 전국수련회

입력 2015-06-24 00:06
대전 유성구 침신대에서 23일 열린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제17회 전국수련회에서 한국고등신학연구원 김재현 원장이 ‘한국교회 역사를 통해 모색해 보는 한국교회의 미래’를 제목으로 발표하고 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대표회장 김경원 목사)는 23일 대전 유성구 북유성대로 침례교신학대에서 ‘해방·분단 70년, 선교 130년 이후 한국교회의 미래를 모색한다’를 주제로 제17회 전국수련회를 개최했다. 목회자 200여명은 “욕심과 아집으로 얼룩진 현실을 갱신하고 한국교회의 연합과 사회 섬김을 실천하자”고 결의했다.

‘한국교회 역사를 통해 모색해 보는 한국교회의 미래’에 대해 발표한 김재현 한국고등신학연구원 원장은 “역사를 보면 한국 기독교는 믿음의 선조들의 열정과 헌신으로 점철돼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집과 재산을 팔아 전국을 돌며 말씀을 전한 ‘권서인’, 여교역자의 전신인 ‘전도부인’ 등이 핍박을 이겨가며 선교했고, 성도들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역경의 시기에도 좌절하지 않고 교회 문고리를 잡고 기도했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그들의 열정은 한국이 세계선교 사역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30년도 채 되지 않아 인구대비 세계 제1의 선교강국이 되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하지만 양적 성장의 논리에 기댄 교회 대형화와 그로 인한 건축열기 과열, 세습과 기독교신앙의 권력화로 인해 한국교회는 변질돼 갔다”며 “이 때문에 2000년간 기독교가 강조해온 청빈과 믿음의 의미도 점차 퇴색했다”고 말했다. 그는 “신학적 중심담론이 있고 권력이 집중된 예루살렘을 예수님이 왜 피하셨고, 창녀와 거지들과 공인된 죄인들의 친구라는 비판을 받았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한국교회는 예수님이 3년간 보여주신 갈릴리 생애를 따라 ‘나의 십자가’를 지고 고난 받는 민초들의 곁에 머물러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신학의 관점에서 바라본 한국교회의 미래’에 대해 발표한 장로회신학대 임성빈 교수는 “한국교회의 위기는 교회가 교회다워짐으로 극복할 수 있다”며 “신앙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세워 나가는 것은 하나님의 주권과 만인제사장 신앙이 삶에 뿌리 내리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교회의 신뢰 회복을 위해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야 한다”며 “실천 없이 ‘세상을 바꾸겠다’는 선언 대신 교회는 정체성을 보존하는 동시에 사회적 공공선을 회복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크리스천들은 한 교회의 좋은 교인으로만 머무르지 말고 공적인 자리에서 하나님 나라를 도모하는 좋은 시민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목협은 이날 수련회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김경원 대표회장과 이성구 상임총무 등의 유임을 결의했다. 김 대표회장은 “한국교회가 보수와 진보의 진영논리를 넘어 협력하고, 시대를 선도하는 역할을 감당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전=글·사진 이사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