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5∼9일, 미국의 매사추세츠 주 보스톤은 세계 130여개국에서 몰려든 1만8000여명의 내분비계 의사와 의료관계자들로 북적거렸다. 보스톤 컨벤션센터에서 당뇨병 관련 학회로는 세계 최대의 인원이 모인다는 ‘제75차 미국당뇨병학회’가 열린 것이다.
이 모임에서 서울건국대학병원 최수봉(64) 박사의 강의와 완치사례 발표는 많은 의료진들로부터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최 박사는 이번 학회에서 ‘당뇨병완치의 과학적 고찰’, ‘기존당뇨치료법과 인슐린펌프치료법 간의 비교연구’ 등 두 개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독일의 안드레아스 프쯔너 박사는 “인슐린 펌프는 당뇨병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아주 필요하고 중요한 의료기기임에 틀림이 없다”며 “전세계 수많은 환자들이 애용하는 이 기기가 매년 새로 업그레이드 되어 선을 보이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최 박사에 이어 발표한 프랑스의 로니 아로손 박사도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 펌프를 사용하는 것이 주사를 이용하는 것보다 인슐린 양도 적게 사용하고 훨씬 경제적”이라며 “당뇨병의 인슐린 저항성도 좋아지기에 펌프치료법을 의학계가 좀 더 극대화 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 박사는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인슐린펌프 전문가다. 그것은 이 기계를 37년 전인 1979년에 세계 최초로 개발, 지금껏 이를 보완해 발전시켜 왔고 수많은 당뇨병 환자들에게 치료의 길을 터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충주시는 최 박사를 명예시민으로 위촉하고 충주가 당뇨바이오특화도시로 발돋음하는데 도움을 줄 것을 요청했다. 그 이유는 최 박사가 매주 화요일 수요일 진료하는 충주 건국대병원에 지난 20여년 동안 12만여명의 국내외 당뇨병 환자가 소문을 듣고 몰려와 진료를 받았기 때문이다. 충주시는 전국 최초로 당뇨병을 치료하는 도시를 조성, 환자들에게 다양한 치료의 길을 터준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일단 걸리면 평생 고통을 받는다는 당뇨병. 이 당뇨병은 국내 환자가 500만명에 이르고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다. 그러나 최 박사는 “당뇨병은 결코 불치병이 아니며 완치도 가능하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인슐린펌프를 착용한 환자들은 당화혈색소가 정상으로 유지되고 췌장 베타세포기능도 회복되고 있어요. 치료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착용이 빠를수록 효과가 높습니다. 세계 60여개국에 보급되고 FDA의 승인을 받은 이 기기를 유독 한국 의료진만 환자들에게 소개를 잘 하지 않고 있습니다.”
경기고등학교와 서울의대 및 대학원을 졸업한 최 박사는 내분비 및 대사학분야를 전공한 전문의다. 장기간 약을 복용하고 식이요법을 사용해도 결국 췌장기능이 상하고 몸 여러 곳에 이상이 오는 현재의 당뇨병 치료법을 의료계가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에 반기를 들고 기도로 해결법을 찾기 시작했다. 그가 독실한 크리스천이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지혜를 주셨다고 믿습니다. 결국 기존치료로는 안된다는 것이 제 생각이었고 이 과정에서 제가 주장하는 ‘한국형 당뇨’와 ‘인슐린펌프’가 나온 것입니다. 서양인과 체질이 다른 한국인은 체지방이 적어 췌장의 인슐린 분비능력이 서양인보다 훨씬 떨어져 환자 대부분이 섭취한 음식이 에너지로 쓰이지 못하고 소변으로 나갑니다. 그런데 서양인 당뇨치료법을 우리가 답습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당뇨병은 흡수된 포도당을 온 몸 세포에서 이용하게 해야 하는데 이를 못하게 돼 혈액에 당이 남고 혈액순환이 안돼 합병증이 생기는 질병이다. 그래서 필요한 적시에 인슐린을 공급해 줌으로 정상인과 같은 상태가 되게 해주는 것이 바로 인슐린펌프의 기능이다.
“이번 미국당뇨병학회에서 4개월 동안 외래에서 관찰된 21명의 당뇨완치 사례를 발표했어요. 모두들 놀랐습니다. 이 기기를 잘 사용하면 치료를 넘어 완치도 가능합니다.”
선교열정도 남달라 교회설립과 지원에도 헌신해 온 최 박사는 자녀와 손자까지 6대에 이르는 뿌리있는 기독교 집안이다. 최근 CBS TV ‘새롭게 하소서’를 통해 최 박사와 부인 염윤희 집사, 맏아들 서울대 의대 최형진 교수 부부 네사람이 출연해 신앙과 봉사, 인슐린펌프 개발에 얽힌 간증을 나누기도 했다.
최 박사는 “인슐린펌프가 이제 리모트컨트롤로 손쉽게 주입되는 것은 물론 수시 혈당체크 기능과 적정인슐린 계산기능, 혈당체크 기록 등 유비쿼터스시스템이 이뤄지고 있다”며 “기기를 찬다는 사실에 부담을 느끼는 분들이 많은데 수술이 아니고 복부에 아주 미세한 4mm 길이의 침을 꽂으면 되는 것이라 활동에 전혀 지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
인슐린펌프 치료를 더욱 연구하고 개발해 지금 보다 점점 나아지도록 노력하고 있는 최 박사는 더 많은 당뇨환자들이 이 기기를 통해 새로운 삶을 누릴 수 있길 염원했다. 바쁜 진료일정 가운데도 새로운 인슐린펌프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최 박사는 현재 매주 목·금요일 서울 건국대병원, 화·수요일 충주 건국대병원에서 진료를 하고 있다(www.dangin.co.kr/02-2030-5088,043-845-2129).
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최수봉 박사 “하나님이 주신 지혜로 인슐린펌프 개발… 당뇨병 정복합니다”
입력 2015-06-25 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