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메르스 사태와 관련, 국민에게 직접 머리를 숙여 사죄했다.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는 삼성 오너 일가로는 2008년 4월 22일 이건희 삼성 회장의 특검 사태에 대한 사과문 발표 이후 7년여 만이다.
이 부회장은 2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갖고 “저희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감염과 확산을 막지 못해 국민 여러분께 큰 고통과 걱정을 끼쳐드렸다. 깊이 사죄한다”며 머리를 숙였다.
그는 “특히 메르스로 인해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과 유족, 아직 치료 중이신 환자분들, 예기치 않은 격리 조치로 불편을 겪으신 분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 아버님께서도 1년 넘게 병원에 누워 계신다”며 “환자분과 가족분들이 겪으신 불안과 고통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환자분들은 저희가 끝까지 책임지고 치료해드리겠다. 관계 당국과도 긴밀히 협조해 메르스 사태가 이른 시일 안에 완전히 해결되도록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저희는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신뢰에 미치지 못했다. 저도 참담한 심정이고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사태가 수습되는 대로 병원을 대대적으로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이날 확진자가 3명 늘어 175명이 됐다고 밝혔다. 175번째 환자(74)는 아내인 118번째 환자(67·사망)에게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보건 당국은 처음으로 ‘가족 간 감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당국이 놓친 환자가 또 나왔다. 173번째 환자(70·여)는 지난 5일 76번째 환자(사망)가 있었던 서울 강동경희대병원에 보호자로 방문했지만 그동안 파악이 안 됐다.
‘슈퍼 전파자’ 14번째 환자를 포함해 4명이 추가로 퇴원하면서 퇴원자는 54명으로 늘었다. 임신부 환자는 제왕절개로 아들을 출산했다. 격리자는 2805명으로 급감했다. 당국은 자가 격리자의 국내선 항공기 탑승을 제한하기로 했다.
한승주 권기석 기자 sjhan@kmib.co.kr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메르스 확산 책임 통감”… 국민에 고통 머리숙여 사죄
입력 2015-06-24 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