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끈끈해진 LG-구글 협업… 2012년 넥서스4 제작 계기 3년 넘게 파트너십 과시

입력 2015-06-24 02:56
서울 강남구 강남파이낸스센터에서 22일 열린 ‘LG 올레드TV 디지털 마케팅 협력 선포식’에서 LG전자 HE(홈엔터테인먼트) 해외영업그룹장 김기완 부사장(왼쪽 세 번째), 구글코리아 존 리 대표(오른쪽 세 번째) 등이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와 구글의 협업이 모바일과 스마트카, VR(가상현실)을 넘어 TV까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LG전자는 글로벌 TV 시장에서 구글과의 공동 마케팅을 통해 제품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22일 서울 강남구 강남파이낸스센터에서 구글과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디지털 마케팅 협력 선포식을 가졌다고 23일 밝혔다. LG전자는 구글과의 협력으로 검색 기능과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을 활용해 올레드TV의 인지도를 높이고 브랜드 호감도를 상승시키는 등 소비자 실질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마케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공동 마케팅 타깃을 프리미엄TV를 구매할 만한 잠재고객 1억명 규모(글로벌 기준)로 정했다.

LG전자와 구글의 협력은 2012년 LG전자가 구글의 안드로이드 레퍼런스 폰인 ‘넥서스4’를 제작하며 본격화됐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업데이트할 때 기준이 되는 스마트폰(레퍼런스 폰)을 직접 기획해 만드는데, 넥서스4에 이어 넥서스5도 제조업체로 LG전자를 확정했다. 올해 하반기 구글이 출시할 넥서스7 역시 LG전자가 만들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LG전자는 넥서스를 공급한 기존 제조사(삼성전자, HTC, 모토로라) 중 가장 많은 3개 모델을 만들게 된다. 지난해 11월 양사는 기존 특허는 물론 향후 10년까지(2023년까지) 출원하는 특허를 포괄적으로 공유하는 ‘특허 크로스라이선스’도 체결, 파트너십을 더 공고히 했다.

협업 분야도 다양하다. 지난해 구글이 ‘I/O(개발자회의)’에서 가상현실용 기기 설계 도면인 ‘카드보드’ 오픈소스를 공개하자 LG전자는 이를 기반으로 G3 전용 VR을 구글과 협업해 만들어냈다. 올해 초 LG전자가 출시한 사운드바(가로형 스피커)도 구글의 ‘캐스트 포 오디오(Cast for Audio)’를 탑재했다. 캐스트 포 오디오는 스마트기기에 담긴 음원을 무선으로 스트리밍하는 기능을 지원한다. 또 구글이 2020년 출시할 무인주행자동차에 LG전자 배터리팩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구글은 완제품 제조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모바일, 가전 등 다양한 영역에서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할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와의 협업이 필요하다. 삼성전자와 샤오미, 노키아 등 제조사들이 자체 OS 개발을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구글에는 다양한 제품군을 생산하는 LG전자가 파트너십 상대로 적합한 상황이다. LG전자 역시 독자 OS인 ‘웹OS’와 ‘LG웨어러블 플랫폼’ 등을 적용하곤 있지만 다소 취약한 이 영역에서 구글의 OS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애플의 간편결제 시장 진출이 본격화될 예정이어서 이들을 견제하기 위한 LG전자와 구글의 파트너십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