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화만 그렸을 뿐인데 학교폭력·범죄 ‘뚝’… 경남경찰청 환경디자인 이후 범죄율 평균 31%나 줄어

입력 2015-06-24 02:37
백승엽 경남지방경찰청장(오른쪽)이 벽화가 그려진 주택가 골목을 둘러보고 있다. 경남경찰청 제공

경남지방경찰청은 지난해 11월부터 창원시·진주시·고성군 등 12개 시·군에 있는 오래된 골목·주택가나 학교주변 22곳에 벽화를 그린 결과 학교폭력과 5대 범죄가 평균 30.9% 가량 감소했다고 23일 밝혔다. 경남경찰청은 ‘셉테드(CPTED·범죄예방 환경디자인)’ 개념을 활용해 청소년 안전거리 벽화 그리기를 시행했다.

셉테드는 도시계획시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고 감시 가능하도록 설계하는 선진국형 범죄 예방기법이다. 지자체와 경찰, 주민이 합의를 통해 공원이나 주차장 등에 고성능 CCTV 설치, 밝은 가로등 설치 및 도색, 예술작품 설치 등으로 환경을 바꿔 범죄를 줄이는 것이다.

특히 창원시 의창구 두대동은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범죄발생률을 낮춘 대표적인 곳이다.

창원중부경찰서는 지난 3월 두대동 마을 낡은 주택 35채의 벽에 꽃과 무지개를 그려넣었다. 벽화작업에는 사회적기업인 하늘벽화봉사단, STX봉사단, 창원문성대학 학생들이 참여했다. 주거환경이 열악하고 낡은 집들이 많은 이 마을은 지난해 3월부터 6월 사이 방화·강도·성범죄 등 5대 범죄가 38건이나 발생했다.

그러나 벽화가 그려진 올해 3월부터 6월 사이에는 5대 범죄가 절반에 가까운 20건으로 줄었다.

마을 주민 이모(52)씨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무리지어 다니며 담배를 피우고 쓰레기를 투기하면서 불안감을 조성해 왔다”며 “하지만 벽화가 그려지면서 안전한 마을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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