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현대차, 中중서부 생산거점 첫삽… “내륙 본격 공략”

입력 2015-06-24 02:27
23일 중국 충칭시 량장신구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충칭공장 기공식에서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쉬허이 베이징현대 동사장(대표이사),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쑨정차이 충칭시 당서기, 황치판 충칭시 시장, 장궁 베이징시 부시장. 현대차 제공
‘춤추는 창장(長江·양쯔강)경제, 공생하는 서부미래.’

23일 오전 11시 중국 충칭시 량장신구 국가경제개발구역. 중국에서 다섯 번째로 지어지는 현대자동차 충칭공장 기공식 현장 곳곳에 중국 중서부 경제 발전에 대한 기대 섞인 문구들이 눈에 띄었다.

이날 기공식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충칭공장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중서부 지역 경제 활성화와 자동차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187만㎡의 부지에 29.3만㎡ 규모로 건설되는 충칭공장은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가 공동으로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를 투자, 2017년 상반기 중소형 승용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순차적으로 양산할 계획이다. 총 연간 생산 규모는 30만대다. 현대차는 현재 베이징 1∼3공장에 승용차 105만대, 장쑤성에 기아차 74만대, 쓰촨성에 상용차 16만대 등 모두 195만대의 생산능력을 갖고 있다. 지난 4월 착공된 허베이성 창저우 4공장과 충칭 5공장이 완공되면 2018년까지 승용차 254만대, 상용차 16만대 등 270만대의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날 기공식에는 쑨정차이 충칭시 당서기, 황치판 충칭시장, 김장수 주중 대사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왜 충칭인가=현대차는 중서부 지역의 생산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충칭공장 건설에 3년 이상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충칭공장 최종 허가를 얻기 위해 중국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미 공장이 있는 베이징 근처 허베이성 창저우에도 4공장을 짓기로 했다. 4공장은 지난 4월 착공식을 가졌다.

인구 3000만명의 충칭은 면적 8.2만㎢(대한민국의 83%)의 세계 최대 규모 도시이자 중국 중서부의 유일한 직할시다. 특히 중국 정부가 중부 내륙 도시화 프로젝트로 적극 추진하는 국가개발 전략인 ‘창장 경제벨트’의 핵심 도시다. 충칭은 중국 동부 연안에 비해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중서부 내륙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중서부 내륙 지역은 동부 해안 광둥성이나 산둥성 등에 비해 자동차 시장 수요가 3분의 1에 불과해 자동차 판매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의 중국 전략은=거칠 것 없이 상승 중이던 중국 자동차 시장은 올 들어 주춤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승용차 수요가 3.8% 감소하고 저가형 SUV 시장이 크게 증가하는 등 구조적인 변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중국의 자동차 수요는 매년 8%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2016년 승용차 판매가 2000만대를 넘어서고 2018년에는 2331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위기 속에서도 과감한 투자를 통해 중장기적 도약을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창저우와 충칭 공장이 완공되면 중국 북부·동부·중서부를 아우르는 생산 거점이 확보된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 전략 소형 신차와 SUV를 바탕으로 매년 중국 시장에 특화된 신차를 4∼5개씩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과거 중국 시장 수요가 팽창하는 기회의 순간에 현대차는 적합한 차종과 생산 규모를 완비하고 있었다”면서 “결국 중국 고객이 원하는 차량을 고객이 원하는 규모만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느냐가 중국 시장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칭=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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