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간판 발레리나 줄리 켄트 은퇴

입력 2015-06-24 02:35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수석 무용수 줄리 켄트가 21일(한국시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에서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을 끝낸 뒤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의 간판 발레리나 줄리 켄트(46)가 은퇴했다.

세계적 발레단인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수석 무용수 켄트는 21일(한국시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의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을 마지막으로 29년간 활약해온 무대에서 내려왔다. 이날 이탈리아 출신 스타 발레리노 로베르토 볼레와 호흡을 맞춘 켄트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청순하고 연약한 줄리엣’으로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1986년 스위스 로잔발레콩쿠르에서 입상한 뒤 같은 해 ABT에 입단한 그는 93년 수석 무용수가 됐다. 다국적 무용수로 이뤄진 ABT에서 보기 드문 순수 미국인 무용수이기도 했다. 특히 94년 러시아에서 망명한 스타 발레리노 미하일 바리시니코프와 연기한 영화 ‘지젤’로 일찌감치 스타덤에 올랐다. 임신한 몸으로도 무대에 오르는가 하면 두 아이를 낳고도 왕성하게 활동해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ABT 출연진과 스태프는 켄트에게 붉은 장미를 던지며 감사를 표했다. 관객들도 20여분간 기립 박수를 보냈다. 뉴욕타임스는 출연진과 관객 모두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켄트는 96년 ABT 내한공연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네 차례 한국 무대에 섰다. 2012년 ‘지젤’ 공연 때 나이를 잊게 하는 감동적인 무대를 선사한 바 있다.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