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코파 아메리카에서 대부분 팀들이 골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과거 남미는 화끈한 공격축구로 무더기 골을 쏟아냈다. 그러나 최근 남미축구도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선수비-후역습 전술을 받아들임에 따라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약팀이 강팀에 대량 실점을 하지 않았다. 12강 조별리그 18경기에서 터진 골은 총 40골이다. 개최국 칠레가 10골을 뽑아낸 덕분에 지난 대회 때 37골보다는 3골 더 많지만 2007년 50골, 2004년 54골과 비교하면 적다. 골이 나오지 않으면서 득점왕 경쟁도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다.
23일 현재(한국시간) 득점 선두는 칠레 간판스타 아르투로 비달(28·유벤투스)이다. 비달은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3골을 넣은 뒤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내는 물의를 빚었다. 훈련소 인근 카지노에서 여가를 즐긴 후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교통사고를 낸 비달은 눈물로 사죄하고 대표팀에 합류해 조별리그 3차전을 소화했다.
조별리그에서 2골을 기록한 공동 2위엔 8명이 몰려 있다. 이들 중 8강 무대에 오른 선수는 4명으로 아르헨티나 세르히오 아구에로(27·맨체스터 시티)와 칠레의 카를레스 아랑기즈(26·인터나시오날), 에두아르도 바르가스(25·퀸스파크레인저스), 파라과이 루카스 바리오스(30·몽펠리에)가 그들이다. 1위와 공동 2위에서 칠레 선수가 3명이나 포함됐다.
이번 대회에서 아직 이름값을 못하고 있는 선수들도 있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콜롬비아 미드필더 하메스 로드리게스(24·레알 마드리드)는 무득점에 그치고 있다. 로드리게스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모두 11차례 슈팅을 날렸지만 골을 넣지 못했다. 브라질월드컵 때 로드리게스는 미드필더뿐만 아니라 좌우 날개로도 뛰면서 5경기에서 6골 2도움을 기록했다.
아르헨티나와의 8강전을 앞둔 로드리게스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르헨티나의 특급 골잡이 리오넬 메시(28·FC 바르셀로나)에 관한 질문에 “메시는 다른 세계에서 온 선수”라며 “이번 경기가 로드리게스 대 메시의 경기가 될 리는 만무하다”고 몸을 낮췄다.
메시는 이번 대회 득점왕 1순위로 평가받았다. 이번 시즌 메시는 각종 대회에서 무려 53골을 터뜨리며 바르셀로나의 트레블(리그·FA컵·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코파 아메리카에선 페널티킥으로 1골(파라과이전)을 넣었을 뿐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메시의 소속 팀 동료 네이마르(23·브라질)도 체면을 구겼다. 당초 득점왕 후보에 올랐지만 경고 누적과 비신사적인 행위 등으로 4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고 대표팀을 떠났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남미도 先수비-後역습 전술… 코파 아메리카 골 가뭄
입력 2015-06-24 0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