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 보도 해명자료를 통해 “산업용(전기요금)이 주택용보다 싸지 않다”고 밝혔다.
산업부가 전날 3개월에 한해 주택용 전기요금을 할인하는 대책을 급조한 데 대해 ‘주택용보다 싼 산업용 요금을 올리고 주택용 누진제를 완화하는 등의 근본적 해결방안이 우선돼야 한다’(국민일보 22일자 16면 참조)는 지적에 대한 답변이었다.
10년 넘게 해마다 국정감사에서 “주택용에 비해 너무 싼 산업용 전기요금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는데 산업부 말이 맞는다면 1년도 채 안돼 산업용 전기요금이 ‘상전벽해(桑田碧海)’한 셈이다. 산업부는 2013년 기준 원가보상률을 근거로 들었다. 주택용이 89.6%인 반면 산업용이 97.9%로 한전의 수익에 산업용이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 판매단가(원/kwH)는 산업부 주장과 정반대다. 산업용이 106.83원인 반면 주택용은 125.14원이다. 이것도 최근 3년간 산업용 요금을 33% 올려 그 격차가 줄어든 것이다.
두 수치를 비교해보면 산업부는 소비자가격이 아닌 판매자 원가를 가지고 산업용이 더 비싸다는 논리를 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에너지 관련 시민단체는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전기요금을 직접 내는 주체인 가계와 기업의 부담을 비교해야지 한전의 내부 원가가 소비자들에게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말했다.
산업부는 또 메르스로 악화된 여론을 달래기 위해 급조된 대책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한전이 수익을 국민에게 환원하기 위한 것으로 산업부의 자발적 의지와 관계가 없는 것도 아니다”라는 ‘이해하기 힘든’ 해명을 했다. “해명자료상 ‘없는 것도 아니다’라는 의미가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산업부 담당과장은 “정부의 의지가 들어간 것”이라는 문맥과 동떨어진 답변을 했다. “산업용이 더 비싸다”는 산업부의 궤변도 국어 실력이 모자란 실수로 받아들이고 싶다.
세종=이성규 경제부 기자 zhibago@kmib.co.kr
[현장기자-이성규] “산업용 전기료 안싸다”?… 산업부 궤변
입력 2015-06-23 0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