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 브랜드 제품들이 세계인의 메이크업 문화를 바꾸고 있다.
한여름 햇볕이 따가워질수록 여성들의 고민은 컸다. 자외선차단제를 3∼4시간마다 덧발라야 하지만 메이크업을 한 상태에선 쉽지 않은 일. 2008년 첫선을 보인 아모레퍼시픽의 ‘쿠션’은 이런 고민을 해결했다. 쿠션은 자외선차단크림과 메이크업베이스, 파운데이션 제품을 특수 스펀지 재질에 복합적으로 흡수시켜 용기에 담아낸 제품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화장품 시장에서도 처음이다. 3가지 기능을 담고 있어 아침 메이크업 시간을 크게 단축시켰을 뿐만 아니라 수시로 덧발라 강한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지킬 수 있게 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22일 “올 2월 누적 판매 개수가 5000만개에 이른 쿠션은 현재 세계 시장에서 1.2초에 한 개씩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및 해외에서 143건의 특허 출원 및 14건의 특허 등록을 한 쿠션제품은 최근 세계적인 화장품 명가 크리스찬 디올의 러브콜을 받았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서울에서 크리스찬 디올과 쿠션에 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기미 잡티를 가리기 위해 파운데이션을 두껍게 바르던 화장법을 싹 바꿔놓은 BB크림도 국내 브랜드의 아이디어 상품이다. 원래 BB크림은 독일 피부과에서 치료 후 자외선과 외부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쓰던 의약품이었다. 정식 명칭은 ‘블레미시 밤(Blemish Balm)’이다. 국내 브랜드들은 이 제품이 기미 잡티 등을 감쪽같이 가려준다는 특징을 되살려 일반 메이크업 제품으로 개발했다. 2006년 푸른화장품이 첫선을 보였다. 그 이듬해 제품을 출시한 브랜드 숍 미샤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BB를 대중화시켰다.
해외 29개국에 있는 미샤 매장에서 최고 인기 제품은 BB크림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월평균 25만개 이상이 판매되고 있다. 2014년까지 국내외 누적 판매개수가 4000만개에 이른다. 크리니크, 크리스찬 디올, 에스티로더, 랑콤, 바비브라운, 맥 등 해외 유명브랜드가 국내 BB 제품을 본뜬 제품을 앞 다퉈 내놓았다.
리더스코스메틱은 여성들이 잠자리에 들기 전 마지막 피부손질로 마스크팩을 하는 문화를 만들고 있다. 리더스코스메틱은 지난해에만 마스크팩을 7500만장 넘게 판매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타오바오에서 마스크팩 부문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리더스코스메틱은 오는 8월 미국시장에도 진출한다. 올해 안에 유럽 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기획] 한국이 만들면 세계인 화장이 바뀐다… 국내 브랜드가 개발한 쿠션·BB크림 글로벌 돌풍
입력 2015-06-23 0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