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론자였다가 33세에 예수를 영접했다. 평생을 한 명의 신자로 살았으나 영적 거장으로 존경받았다. 미혼의 영문학자로 살다가 58세에 여류 시인과 결혼, 3년 만에 사별하는 아픔을 겪었다. ‘세례 받은’ 상상력의 소유자라는 별명을 가진 문학가. 우리 시대 최고의 변증가로 꼽히는 C S 루이스(1889∼1963)의 삶이다. 22일 서울 마포구 독막로 100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는 ‘루이스의 순전한 복음과 한국교회’를 주제로 ‘C S 루이스 콘퍼런스’가 개최됐다. 영문학자와 신학자들이 전하는 국내 첫 루이스 콘퍼런스였다.
이인성 숭실대(영문학) 교수는 루이스의 문학 세계를 해설했다. 그는 우선 “루이스는 영화가 아니라 글로 만나야 하며 가능하면 원서로 읽으라”고 조언하고 “루이스 문학은 상상력과 신화, 스타일, 문헌학 등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는 “엄격한 기독교적 관점에서는 신화와 판타지 등을 불편하게 여길 수도 있지만 신화의 경우 루이스는 진리 전달의 가장 완벽한 문학적 장치로 봤다”며 “‘나니아 연대기’의 경우는 재미로 읽는 아동용 소설로 치부할 게 아니라 성경 옆에 놓고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판타지 장르는 우리에게 불가능한 경험을 선사하며 모든 인간이 넘을 수 없는 시·공간의 장벽을 초월하는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정성욱 미국 덴버신학교(신약학) 교수는 루이스가 발견한 복음을 한국교회가 재발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 ‘순전한 기독교’ 등을 통해 세상을 사랑하지 말 것, 기복주의와 번영주의를 극복할 것, 영원과 내세의 관점에서 현세를 해석할 것 등을 주문했다.
심현찬 미국 워싱턴트리니티연구원장도 “루이스는 현대 포스트모던 시대에 누구보다도 기독교적 복음의 순전성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상상력과 감수성을 전달한 복음주의 신학의 연금술사였다”며 “그는 복음에 기초한 지성과 감성, 경건이라는 균형을 추구했다”고 말했다. 신상목 기자
“‘나니아 연대기’, 성경과 함께 읽으세요”… 국내 첫 C S 루이스 콘퍼런스
입력 2015-06-23 0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