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한 태극기 유물들을 수록한 책이 나왔다. 미국에 거주하는 태극기 수집가 이병근씨가 쓴 ‘역사로 만나는 우리 태극기’(서울셀렉션)라는 책으로 본인이 수집한 800여점의 태극기 유물 가운데 역사적 가치가 높은 42점을 골라 소개했다.
이 중 10점은 최초로 공개되는 것이다. 먼저 1900년대 초 대한제국의 상징물로 제작된 엽서가 눈길을 끈다. 고종 황제 어진을 태극기와 이화 문양을 넣어 디자인했다. 1946년 결성된 대한독립촉성국민회의 전북북도협의회가 그해에 만든 ‘3·1 독립선언 기념장’도 있다. 태극기 문양을 중앙에 배치한 이 기념장 뒷면에는 3·1운동이 일어난 1919년을 원년으로 잡아 계산한 ‘대한이십팔년’이라는 제작 연도가 표시돼 있다.
광복 이후 재일동포들이 결성한 재일본조선인연맹이 광복 1주년을 기념해 만든 태극부채도 처음 공개되는 것이다. 이밖에 한복을 입고 태극기를 흔들며 광복의 기쁨을 만끽하는 한국인 모습을 그린 1946년 달력, 태극기의 사괘 문양이 3선이 아니라 2선으로 그려진 1904년 프랑스에서 만든 보드 게임 등 흥미로운 자료들이 다수 수록됐다.
이씨는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한국 마이크로소프트(MS) 특채를 거쳐 1996년부터 미국 MS 본사에서 근무했다. 최초의 태극기라고 알려진 박영효의 것보다 빠른 1882년 이응준이 만든 태극기를 인터넷에서 보고 태극기 컬렉터가 됐다고 한다.
이 책을 감수한 이완범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책에 수록된 총 42점의 유물은 태극기의 변천사, 태극기의 다양한 활용사례 등에서 흥미로운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남중 기자
태극기 관련 희귀 유물 수록한 책 나왔다
입력 2015-06-23 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