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관학교 동기생에 특혜 계약… 친구 봐주다 美 스타장성 추락

입력 2015-06-23 02:54

고위 장성들이 군대 망신을 시키는 것은 비단 우리만의 문제는 아닌 듯하다. 중동의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을 담당하는 미군 스타 장성이 육군사관학교 동기생이 운영하는 회사와 ‘특혜성 계약’을 체결하는 데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옷을 벗을 처지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라크 정부군의 훈련 업무를 담당하는 중부사령부 산하 육군 구성군 작전담당 부사령관인 다나 피터드(위 사진) 소장은 최근 육군본부 감사관실로부터 견책과 함께 전역 결정을 받았다.

2010년 텍사스주 포트 블리스 기지사령관을 지낼 때 사관학교 동기생 두 명이 운영하는 벤처회사가 49만2000달러(약 5억4100만원) 규모의 재생에너지사업 계약을 수주할 수 있도록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 때문이다. 육군 본부는 올해 안에 전역 예정인 피터드 소장의 계급을 준장으로 강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감사과정에서 “육군의 최우선 과제였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신속히 수행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피터드 소장은 빌 클린턴 대통령 재임 당시인 1996년부터 3년 동안 백악관 군사보좌관을 지냈으며, 이후에도 이라크에 여러 차례 파병되는 등 승승장구해온 스타 장성이었다.

미군 장성들의 추문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8월 중남미를 담당하는 미 남부사령부 산하 션 멀홀랜드(아래 사진) 육군 준장이 잇따른 추문으로 직위 해제돼 곧장 옷을 벗었다. 그는 여러 공식 석상에서 술에 취한 모습을 보였으며 취중에 민간인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2013년 10월에는 미 공군 핵미사일부대장인 마이클 캐리 소장이 러시아 출장 당시 과음하고 여성들과 어울리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해 옷을 벗었다.

해군에서도 지난 2월 제독 두 명을 포함한 고위 장교들이 함정 용역회사로부터 뇌물과 향응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징계를 당했다.

고위 장교들의 이런 일탈에도 군은 진상조사보다는 외부에 비위 사실이 알려지지 않는 데 주력하는 등 ‘제 식구 감싸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WP는 꼬집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