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쏘나타는 수십년간 중형 가솔린 세단의 대표 ‘선수’였다. 하지만 이제는 디젤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쏘나타, 터보 쏘나타까지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단일 모델 자동차로 승부하는 시대는 이미 저물었다. 소비자들의 요구가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면서 자동차도 점차 세분화·다양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다음달부터 주력 모델인 쏘나타와 K5의 신형 모델들을 선보인다. 쏘나타와 신형 K5 모두 엔진 라인업이 현재 3∼4개에서 7개로 늘어났다. 쏘나타는 기존 4개 모델(2.0 가솔린, 2.0 가솔린 터보, 2.0 하이브리드, 2.0 LPG)에 3개 모델(1.6ℓ 가솔린 터보, 1.7ℓ 디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이 추가된다. 신형 K5 역시 기존 3개 라인업이 7개 라인업으로 확대됐다. 둘 다 디젤 모델을 추가하고 친환경 모델과 터보 모델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23일 “단일 모델로 승부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소비자들의 요구는 계속 복잡해지고 다양해져 어느 요구에 맞춰야 할지 고민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출시와 동시에 1만대가 넘게 팔리는 베스트셀링카로 등극하는 일은 당분간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자동차업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실제 지난해 5월 1만3687대가 팔렸던 쏘나타의 지난달 판매량은 9495대였다. 국산차와 수입차를 합쳐 최근 몇 달간 월 1만대 판매량을 넘긴 차량은 없었다.
사실 자동차 모델 라인업의 다양화·세분화는 수입차들이 주도해왔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주력 차종인 E클래스는 모델만 15개에 달한다. 엔진의 종류와 배기량, 구동방식의 차이, 변속기의 종류, 친환경 장치 여부 등에 따라 각기 다른 모델이 판매 중이다. 세단 및 고성능 모델이 11개, 쿠페 모델만 2개다. BMW의 베스트셀링 모델인 5시리즈도 디젤, 가솔린, 고성능 모델 등 14개 차종으로 세분화돼 있고, 최근 4년 만에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된 아우디 A6도 기존 5개 엔진 라인업이 7개로 늘었고, 색상도 기존 5개에서 15개로 확대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혔다.
메르세데스-벤츠 관계자는 “라인업이 다양해지면서 고객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고객 집중 현상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고성능인 AMG 모델과 쿠페 등의 모델들이 추가되면서 20∼30대 고객 비중도 2010년 14%에서 지난해 26%로 증가했다. 라인업을 늘리면서 판매량도 늘어나고 있다. E클래스는 2012년 9896대, 2013년 1만3394대, 2014년 1만7494대가 판매됐다. 현대차 쏘나타의 경우 지난 5월 전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0.6%가 줄었지만, 쏘나타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131.4%가 늘었다. 친환경 모델 판매 증가가 전체 판매량감소 폭을 줄여주는 지지대 역할을 한 셈이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
단일 모델 베스트셀링카? 이젠 옛말!
입력 2015-06-24 0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