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 신축 문제로 갈등을 겪어온 대학과 지역사회가 자치구의 적극적인 중재로 대화를 통해 공존의 길을 찾았다.
지하철 5호선과 7호선이 교차하는 군자역에는 대로변 좌우 골목에 원룸이 밀집해 있다. 교통이 편리하고 주변 환경이 쾌적해 인근 세종대 학생들의 원룸 수요가 높다.
세종대는 2년전 학교내 새날관을 허물고 그 자리에 지하 5층·지상 12층, 연면적 5만2927.57㎡ 규모의 기숙사 신축을 추진해왔다. 문제는 기숙사 건물에 식당, 세탁실, 체육시설 등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선다는 계획이 발표되면서 인근 상점과 주택임대업을 하는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 주민들은 기숙사 신축으로 피해가 우려된다며 반대서명 운동을 벌였고 올해 1월에는 주민 3500여명이 반대 민원을 구청에 제출했다.
이에 광진구(구청장 김기동)는 대학과 지역 상인 및 주민들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10여차례 이상 토론과 협의를 한 끝에 마침내 합의를 도출했다.
광진구청과 세종대, 군자동 주민협력위원회는 지난 19일 상호 협력과 발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사진). 협약에 따르면 세종대와 광진구청, 군자동주민센터, 군자동주민위원회는 지역주민들의 공실정보를 공유하고 입주 희망 대학생들을 연결시켜 공실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반지하 등 주거환경이 열악하고 수리할 능력이 없는 건물주가 칠과 도배를 공문으로 요청하는 경우 세종대와 주민자치위가 지원하고 광진구청은 행정적으로 뒷받침하기로 했다. 세종대는 연구강의동 지하주차시설 총 60면을 1면당 월 2만원에 주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또 주민들이 무료로 대학도서관을 이용하고 법률상담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키로 했다. 이에 주민들은 세종대가 연구강의동 1층과 2층에 서점 등 기존 복지시설을 우선적으로 이동·배치한 것을 양해했다. 아울러 세종대와 주민자치위, 군자동주민센터는 김장담그기와 일일찻집 등 불우이웃돕기 행사도 공동 개최하기로 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기숙사 근린시설 갈등 빚어온 세종대·군자동 주민, 대화로 ‘공존의 길’을 찾다
입력 2015-06-23 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