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 뤠프하임 국제언론종교문화학회 부회장 “개신교, 사회통합 이끌 새 스토리 써가야”

입력 2015-06-23 00:23
미아 뤠프하임 ISMRC 부회장은 “개신교는 복음 전파와 함께 우리 사회 공공 영역에서 제기되는 이슈를 함께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민석 선임기자

“이제 개신교는 새로운 역할을 찾아서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나가야 할 때입니다.”

종교·언론·문화 분야를 함께 연구하는 학자의 눈으로 내다본 개신교의 미래는 ‘새로운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졌다. 미아 뤠프하임(47·여·스웨덴) 국제언론종교문화학회(ISMRC) 부회장은 최근 국민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침체에 빠진 개신교에 대해 “이미 20세기 유럽에서 경험했던 일이고 현재 여러 나라에서 겪고 있는 현상”이라며 “과거 유럽 교회들이 (복음 전파와 더불어) 복지국가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이후의 역할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개신교가 우리 사회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야 할 때”라며 “주위의 극빈층이나 이민자(또는 외국인노동자)들을 돕고 연대하면서 사회통합을 이끌어내는 역할이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급격한 기술적 진보를 이루고 있는 디지털 미디어도 개신교의 새로운 활로로 제시됐다. 스웨덴 웁살라대 신학과(종교사회학) 교수인 뤠프하임 부회장은 “디지털 미디어의 발달은 자칫 종교를 지나치게 ‘개인화’할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지만, 교회는 공동체를 위해 어떻게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예를 들어 전통교회에서는 성별이나 연령 등에 따른 모임이 주를 이뤘지만 지금은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해 다양한 지역과 연령대, 관심 사안 등에 따라 복합적 접근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뤠프하임 부회장은 ‘건강한 개신교’를 위한 제언으로 “복음을 이야기할 때 공공영역에서 제기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쟁점들, 이를테면 복지와 인권 등의 이슈들도 끌어안으면 더 많은 젊은이들이 공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뤠프하임 부회장은 내년에 아시아에서 처음 열리는 ‘제10회 ISMRC 서울 학술대회’를 앞두고 현장을 답사하기 위해 이달 초 방한했다. 1994년 출범한 ISMRC는 미디어와 종교, 문화 사이의 다양한 현상을 연구하는 대표적인 국제학회로 국내외 언론학자 2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2016 ISMRC 서울학술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윤선희 교수) 주최로 내년 8월 1일부터 3일까지 서울 일대에서 진행되는 학술대회는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비롯한 종교단체 현장답사와 논문 발표, 토론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