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환자 중 2명 이상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감염자는 6명이다. 이들은 증상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에서 여러 병원을 전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애초 보건 당국이 의심환자 격리·감시에 적극 나섰다면 이들이 다시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으리란 지적이 나온다. 이렇게 ‘슈퍼전파자’가 된 이들은 잘 치료되지 않는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대표적 슈퍼전파자인 1번(68)과 14번(35) 환자는 22일까지 각각 38명과 83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다. 1번 환자는 평택성모병원에서 36명, 365열린의원과 아산서울병원에서 각각 1명씩 감염시켰다. 3곳의 병원을 돌아다니며 바이러스를 퍼트린 셈이다. 1번 환자로부터 감염된 14번 환자는 평택굿모닝병원(3명)과 삼성서울병원(80명)에서 메르스를 옮겼다.
대청병원과 건양대병원에서 23명을 감염시킨 16번 환자(40), 구급차와 강동경희대병원·건국대병원에서 8명을 감염시킨 76번 환자(75·여) 역시 증상이 심해졌을 때 여러 병원을 경유했다. 15번 환자(35)와 6번 환자(71)도 1∼2개 병원에서 메르스 전파자가 됐다.
보건 당국의 통제 밖에 있었던 이들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뒤 5∼7일 사이 여러 병원을 옮겨 다녔다. 호흡기 손상이 악화돼 바이러스 전파력이 가장 강한 것으로 알려진 시기다. 애초에 이들을 의심환자로 분류해 적극적인 격리·감시했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다.
이렇게 슈퍼전파자가 된 이들은 치료도 쉽지 않다. 이미 메르스가 중증으로 진행된 상태에서 뒤늦게 확진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미약한 증세가 나타나는 초기에 진료받을 수 있었던 격리상태 환자와 다른 점이다. 6명 가운데 아직 완치자는 한 명도 없다. 6번·76번 환자는 상태가 악화돼 숨졌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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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재난] 슈퍼전파자 6명 공통점은 상태 위중… 치료도 잘 안돼
입력 2015-06-23 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