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정치연합 사무총장 인선에 또 계파다툼이라니

입력 2015-06-23 00:29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작업이 산으로 가는 모양새다. 혁신위원회까지 만들어 당을 환골탈태시키겠다고 다짐했지만 혁신은커녕 오히려 계파 간 불협화음만 커지고 있다. 친노는 비노에 대해 ‘당을 붕괴시키려는 새누리당 세작’이라고 공격하고, 비노는 문재인 대표와 김상곤 혁신위원장의 리더십을 인정하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혁신이 최악의 경우 분열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 대표는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무총장 인선 문제를 매듭지으려 했으나 비노의 반발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내년 4월로 예정된 20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사무총장 자리를 서로 차지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문 대표가 친노 인사를 사무총장에 앉히려 하자 “이 당이 친노당이냐, 당을 깨자는 것이냐”고 거칠게 항의했다고 한다.

메르스 사태로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새정치연합이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당보다 계파 이익을 앞세우는 야당을 국민이 정부·여당의 대안세력으로 보지 않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혁신은 자기희생 없이는 불가능하다. 내 기득권은 고수하면서 남의 기득권만 뺏으려 하니 반발이 따르는 것이다.

“당 혁신에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한 문 대표다. 하지만 혁신은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문 대표와 혁신위가 끝내 친노, 비노의 화학적 결합을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지금 진행 중인 혁신작업의 결과는 보나마나다. 오죽하면 광주·전남 기초단체장들이 지난 21일 김상곤 혁신위원장 면전에서 “이번 혁신이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가 별로 없다”고 했겠는가. “나만 옳다”는 진영논리에 매몰된 친노의 편협함도 문제지만 오로지 내년 공천만 염두에 둔 채 문 대표와 김 혁신위원장의 리더십을 흔드는 비노의 이기주의 또한 혁신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