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세 스피스, 골프황제로 납신다… 93년 만에 최연소 메이저 2연승 우즈 후계자 등극

입력 2015-06-23 02:14
조던 스피스(미국)가 22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유니버시티 플레이스의 체임버스베이 골프장에서 열린 제115회 US오픈 챔피언십에서 93년 만에 최연소 메이저대회 2연승을 달성한 뒤 우승컵에 입을 맞추고 있다. 스피스는 우승상금 180만 달러(약 19억8000만원)를 획득했다. EPA연합뉴스

‘원더보이’ 조던 스피스(22·미국)가 올 시즌 메이저대회 2회 연속 챔피언에 올랐다. 세계랭킹 2위 스피스는 1위 로리 매킬로이(26·북아일랜드)를 넘어 조만간 새로운 ‘골프황제’로 등극할 기세다. ‘타이거 우즈의 후계자’도 곧 그의 차지가 될 공산이 커졌다.

스피스는 22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유니버시티 플레이스의 체임버스베이 골프장(파70·7695야드)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제115회 US오픈 마지막 4라운드에서 더블보기 1개를 적어냈지만 버디 4개에 보기 1개로 1타를 줄였다.

최종 합계 5언더파 275타를 적어낸 그는 더스틴 존슨(미국),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을 1타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지난 4월 마스터스 정상에 올라 스타로 떠오른 스피스는 US오픈까지 우승하며 1922년 진 사라센(미국) 이후 최연소 메이저 2연승을 거둔 선수가 됐다.

이날 만 21세 10개월 25일을 맞은 스피스는 1923년 보비 존슨(미국) 이후 최연소 US오픈 챔피언에 등극했다. 한 시즌에 마스터스와 US오픈을 연이어 우승한 선수는 크레이그 우드(1941년), 벤 호건(1951·1953년), 아널드 파머(1960년), 잭 니클라우스(1972년), 타이거 우즈(2002년)까지 5명이 있었고 스피스는 6번째 선수가 됐다. 마스터스와 US오픈을 모두 석권한 선수로는 스피스가 16번째다.

승부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명승부였다. 초반에는 존슨이 앞섰지만 후반은 스피스의 페이스였다. 18번홀에서 존슨의 대역전 드라마도 기대됐지만 결국 행운은 스피스의 편을 들었다.

존슨, 우스트히즌과 함께 4언더파 공동 선두로 파5 18번홀(601야드)에 나선 스피스는 두 번째 샷만에 볼을 홀컵 5m 지점에 붙였고 2퍼트로 가볍게 버디를 해 5언더파 단독 선두로 경기를 끝냈다. 우스트히즌은 이미 경기를 끝낸 상황이었고 이제 뒤따르던 존슨의 18번홀 결과가 챔피언을 결정하게 됐다. 존슨 역시 247야드 남은 세컨드샷을 5번 아이언으로 쳐 홀컵 4m 지점에 붙였다. 이글퍼트 성공이면 우승, 최소 버디만 해도 스피스와 연장전에 들어가는 절대 유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날따라 퍼팅 난조에 허덕였던 존슨은 이 홀에서 극도의 긴장감을 극복하지 못한 채 3퍼트로 파를 하며 우승기회를 스스로 걷어찼다. 스피스가 우즈 이후 22세 이전에 PGA 투어 통산 4승을 달성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존슨의 실수를 지켜본 스피스는 “나로서는 충격이었다”면서 “내일 연장전에서 다시 싸울 줄 알았는데 존슨에게는 불운이었다”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4타를 줄였지만 스피스에 5타 뒤진 공동 9위(이븐파 280타)에 그쳤다.

이제 팬들의 관심은 스피스가 브리티시오픈과 PGA챔피언십마저 석권, 한해 4개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느냐에 쏠렸다. 지금까지는 1930년 보비 존스가 당시 4대 메이저 대회였던 US아마추어, US오픈, 브리티시오픈, 브리티시아마추어 챔피언십을 우승한 게 유일하다. 그러나 마스터스가 창설된 1934년 이후 이 같은 사례는 없다. 우즈가 2000년 US오픈부터 2001년 마스터스까지 4개 메이저 대회를 연달아 우승하며 일명 ‘타이거 슬램’을 달성한 것이 가장 유사한 기록이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