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D-10] 체조 요정·명사수·도마의 신… 빛고을로 최고봉 多 모여든다

입력 2015-06-23 02:10
남자 기계체조 세계랭킹 1위 올레그 베르니아예프가 지난 4월 프랑스 몽펠리에서 열린 기계체조 유럽선수권대회에서 링 연기를 하고 있다. 국제체조연맹 홈페이지
캔자스대학 남자 농구팀이 3월 3월 캔자스주 로렌스 앨런필드하우스에서 11년 연속 미국대학스포츠연맹(NCAA)의 ‘빅12 컨퍼런스’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뒤 환호하고 있다. 캔자스대학은 웨스트 버지니아대학과 연장 접전 끝에 76대 69로 승리를 거뒀다. 캔자스대학 홈페이지
지구촌 대학생들의 스포츠 대축제인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광주U대회) 개막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28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는 7월 3일부터 14일까지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북도에서 펼쳐진다. 올림픽 직전 해에 열리는 유니버시아드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기량을 점검하는 무대다.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48%가 유니버시아드에서 메달을 획득한 경험이 있다. 육상과 수영 등 많은 종목에서 유니버시아드 기록이 아시안게임보다 앞서 있다. 광주U대회에도 세계적인 스타들이 몰려와 감동의 드라마를 연출할 예정이다.

광주U대회에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선수로는 여자 리듬체조 세계랭킹 4위인 손연재를 꼽을 수 있다. 손연재는 지난 13일 충북 제천 세명대 체육관에서 끝난 2015 리듬체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대회 2연패를 달성하며 절정의 경기력을 과시했다.

손연재는 이번 대회에서 세계랭킹 1위인 마르가리타 마문(러시아)과 금메달을 다툴 예정이었다. 그러나 마문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감염 우려로 광주U대회에 불참키로 해 대결은 이뤄지지 못하게 됐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마문은 21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유러피언게임 후프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딴 뒤 메르스 감염 우려로 광주U대회에는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마문은 광주U대회에 출전하지 않고 세계챔피언십에 대비한 훈련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자 기계체조 세계랭킹 1위 올레그 베르니아예프(우크라이나)는 세계 정상급 연기를 펼친다. 베르니아예프는 2012 런던올림픽 때 남자 기계체조 단체 올 어라운드에 출전해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 줬다. 비록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차세대 스타로 부상할 가능성을 보여 줬다. 실력을 쌓은 베르니아예프는 카잔U대회에서 은메달(단체)과 동메달(올 어라운드·평행봉)을, 지난해 중국 광저우 난닝에서 열린 기계체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금메달(평행봉)을 획득했다.

베르니아예프는 지난 4월 프랑스 몽펠리에서 열린 기계체조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올 어라운드와 평행봉에서 세계 최정상급의 연기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이번 유러피언게임에서 도마와 올어라운드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절정의 기량을 뽐냈다.

사격에서는 10m 공기소총 남자부 세계랭킹 1위인 양하오란(중국)이 명사수의 위용을 뽐낸다. 양하오란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사격 남자 10m 공기소총 금메달, 남자 10m 공기소총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의 세계적 스타들도 총출동한다. 손연재를 비롯해 이용대(배드민턴), 왕기춘(유도), 기보배(양궁), 양학선(체조) 등은 안방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구기종목에선 미국 캔자스대학 남자 농구팀이 단연 눈길을 끈다. 캔자스대학이 대표로 나선 미국은 세르비아, 브라질, 터키, 칠레, 스위스와 함께 D조에 편성됐다. 과거 미국은 유니버시아드에 일급 선수들을 출전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카잔U대회 조별 예선에서 탈락하며 9위에 그치자 태도를 바꿨다. 한 대학 팀을 미국 대표로 출전시키기로 한 것이다. 그 결과 캔자스대학 남자 농구팀이 광주U대회에 참가하게 됐다.

캔자스대학은 미국 최고의 농구 명문 팀이다. 지난 3월엔 캔자스주 로렌스 홈구장 앨런필드하우스에서 열린 웨스트버지니아대학과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76대 69로 승리를 거두고 11년 연속 미국대학스포츠연맹(NCAA) ‘빅12 콘퍼런스’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캔자스대학의 포워드 페리 엘리스와 가드 프랑크 메이슨 등은 미국프로농구(NBA)급의 경기력을 펼쳐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캔자스대학은 1962년 NBA 단일 경기 100득점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윌트 체임벌린을 비롯해 현역선수 폴 피어스(워싱턴 위저즈), 커크 하인리히(시카고 불스), 닉 칼리슨(오클라호마시티 선더), 마리오 차머스(마이애미 히트) 등 다수의 스타들을 배출했다.

빌 셀프 감독은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니버시아드 참가는 의미가 크다. NCAA 토너먼트에 출전하는 것 같은 기분”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농구 팬들은 A조에 편성된 한국이 예선을 통과해 미국과 만나기를 바라고 있다. 프로에서 뛰는 신예 선수들과 대학 선수들의 연합으로 이뤄진 한국 대표팀은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반드시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각오다. 한국은 2007 방콕U대회 이후 10위권에 들지 못했다.

24개 국가가 출전하는 가운데 한국은 7월 4일 모잠비크전을 시작으로 5일 앙골라, 6일 중국, 8일 독일, 9일 에스토니아와 차례로 예선전을 치른다.

이민현 감독(조선대)이 이끄는 대표팀엔 프로선수들이 각 포지션에 포함돼 있다. 이재도(부산 kt)와 허웅(원주 동부·이상 가드)이 소집됐고, 지난 시즌 신인왕을 받은 이승현(고양 오리온스)과 인천 전자랜드 돌풍의 주역 정효근(이상 포워드)도 이름을 올렸다. 서울 삼성의 루키 김준일은 센터로 출전한다. 나쁘지 않은 라인업이지만 정통 센터가 없는 것은 아쉽다.

한편 광주U대회엔 총 21개 종목에 걸쳐 272개 금메달이 걸려 있다. 전 종목에 역대 최다인 525명(선수 387명·임원 138명)을 출전시키는 한국은 금메달 25개 이상을 따 종합 3위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2003 대구U대회에서 3위에 오른 한국은 직전 대회인 카잔U대회에선 러시아, 중국, 일본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