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재난] 2차 유행 막바지… 대규모 감염 가능성 낮아져

입력 2015-06-22 02:36
보호복을 입은 메르스 의심환자와 의료진이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출입구로 들어서고 있다. 보건 당국은 24일까지인 이 병원 부분 폐쇄 기간을 연장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병주 기자
메르스 사태가 ‘2차 유행’이 끝나고 산발적 감염이 발생하는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일부 환자에 의한 추가 감염 위험이 남아 있지만 대규모 감염이 일어날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

◇76번발(發) 추가 감염 주목=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의 21일 현황 자료를 보면 슈퍼전파자인 14번 환자(35)에 따른 삼성서울병원에서의 2차 유행은 사실상 종료됐다. 지난 20일에는 신규 환자가 없었다. 21일 확진자로 발표된 삼성서울병원 의사(34·169번 환자)도 14번이 아닌 135번 환자(안전요원)에게 옮은 것으로 보인다. 14번 환자가 이 병원 응급실에 입원한 지난달 27일 이후 약 25일 만에 2차 유행이 종료된 것이다. 평택성모병원발(發) 1차 유행 지속 기간도 25일 정도였다.

보건 당국이 주목하는 건 76번(77·여·사망) 환자로부터 새로운 유행이 있느냐다. 76번은 지금까지 가장 많은 4차 감염자를 낸 3차 감염자다. 모두 7명이 그에게 감염됐다. 이날 추가된 167번 환자(53)도 지난 5일 오후 서울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에서 76번에게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168번 환자(36)는 지난 6일 서울 건국대병원에서 76번 환자의 X선 사진을 촬영한 방사선 기사다.

76번과 접촉한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당국도 조치를 서두르고 있다. 특히 76번에게 감염된 165번 환자와 강동경희대병원 투석실을 함께 이용한 신장질환자 97명이 집중 관리대상이다. 당국은 이들을 1인실에 각각 격리 입원시키기로 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기존에 입원한 환자 80명을 다른 병원으로 옮겨야 해 서울시와 함께 병실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자 3명, 에크모로 치료 중=삼성서울병원에서는 의료진 가운데 추가 감염자 발생이 우려된다. 최근 이 병원에서 나온 확진자는 주로 의사·간호사·방사선사 등이다. 감염 우려가 있음을 알면서도 낮은 등급의 보호 장구를 착용하고 환자를 돌보다 감염됐다. 정 센터장은 “17일 이전에는 보호 장구 착용에 부족한 부분이 있었으나 지금은 보완됐다”고 말했다.

20일 사망한 112번 환자(63)는 지난달 27일 아내의 암 치료를 위해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머물다 감염됐다. 당국은 그가 심근허혈증과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지금까지 메르스에 걸려 에크모(체외혈액순환기)를 사용한 환자는 모두 8명이다. 에크모는 혈액을 몸 밖으로 빼내 산소를 공급한 뒤 다시 넣어주는 기계다. 그중 2명은 이 장치의 도움으로 회복됐다. 3명은 사망했으며 나머지 3명은 아직 사용 중이다. 전체 메르스 환자 중 14명은 상태가 불안정하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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