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지하철역에 ‘청년창업 플라자’ 설치

입력 2015-06-22 02:32
정부가 일부 지하철역에서 청년들이 벤처나 창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이 방안은 창조경제의 핵심인 벤처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선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청년들에게 싼 값으로 벤처기업을 운영할 장소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에 나왔다. 상대적으로 이용 공간에 여유가 있는 경의선 지하철역에서 먼저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하철역에 ‘청년창업 플라자’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청년창업 플라자는 벤처기업을 준비하는 이들이 모여 사업을 구상하고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일단 코레일이 운영하고 있는 경의선 구간 3개 지하철역 10개 공간에서 우선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주로 유동인구가 적어 입주 매점이 없는 등 현재 ‘놀고 있는’ 공간이다. 코레일은 최근 35㎡∼150㎡ 규모의 10개 공간에서 이 같은 사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기재부에 알렸다. 코레일은 가장 큰 150㎡ 규모의 공간의 경우 최소한의 장소대여료로 1년에 2700만원 정도를 요구했다. 정부는 이 금액으로 플라자 운영이 가능한 지 여부를 따져보고 있는 중이다. 단 지하철 5∼8호선은 출·퇴근 시간을 중심으로 유동인구가 많아 플라자가 들어서면 이용객들이 불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는 일단 검토 대상에서 제외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청년창업 플라자가 조성된다면 현재 검토되는 구역에서 먼저 실행을 하고 반응을 본 뒤 다른 지하철역에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실제 운영은 전문적인 벤처 인큐베이팅 업체에서 맡게 될 예정이다. 예비창업자들에게 경영 컨설팅을 해주고 투자자를 연결해 주는 등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장소를 제공하는 게 목적인만큼 시간 단위로 공간사용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수업을 듣는 대학생이나 아르바이트 생활을 하며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하루치 대여료를 한꺼번에 내기가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본적인 운영을 위해서 드는 비용을 고려해 얼마정도에 이용이 가능할지 따져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일단 벤처업계에서는 이 아이디어에 대해 환영하는 입장이다. 지금도 예비창업가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있지만 한달에 수십만원의 비용을 내야하거나 일정 선발기준을 통과해야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많다. 김태현 벤처스퀘어 공동대표는 “지하철역에 벤처지원 공간이 생겨나면 접근성 측면에서 다른 곳보다 청년들이 이용하기 편리하고 선발 기준이 없어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