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신용잔고 뚝… 가격제한폭 확대후 경계심리

입력 2015-06-22 02:42

주식시장 가격제한폭 확대 전후로 빚을 내 투자하는 신용융자 거래 규모가 감소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 거래 잔고는 이달 초 7조6555억원에서 지난 18일 7조3470억원으로 3000억원 넘게 줄었다. 가격제한폭은 종전 ±15%에서 ±30%로 확대되면서 변동성 확대로 공격적 투자가 어려워진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잔고는 투자자가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들인 금액을 의미한다.

특히 올 들어 신용잔고가 꾸준히 증가하던 코스닥 시장의 감소세가 뚜렷했다. 코스닥지수가 700선을 넘어서면서 지난달 27일 4조181억원까지 기록했던 코스닥 신용잔고는 지난 18일 3조7425억원까지 떨어졌다. 특히 지난 15일 가격제한폭 확대 이후 나흘 동안에만 1200억원이 줄었다. 유가증권 신용잔고는 3조6000억원대를 유지하며 소폭 감소했다.

가격제한폭이 커지면서 변동성 확대 우려가 경계심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신용융자 거래 비중이 클수록 지수가 하락할 때 주가 하락폭이 확대될 수 있다. 신용잔고 비중이 높았던 기업의 신용잔고 비중은 감소했다. 지난 12일 시가총액 대비 신용잔고 비중이 9.76%였던 산성앨엔에스는 지난 18일 8.38%로 비중이 줄었다. 크린앤사이언스(9.55%→7.70%) 중앙백신(9.53%→8.81%) 등도 마찬가지였다.

투자자 불안뿐 아니라 증권사가 신용공여를 받기 어렵게 제도를 변경한 것도 신용잔고 감소의 원인이다. 증권사들은 담보유지 비율을 높이거나 반대매매 기간을 줄이는 등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

반대매매란 증권사의 돈을 빌려 투자한 뒤 상환하지 못할 경우 투자자 의사와 무관하게 증권사가 강제로 일괄 처분하는 것이다.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확대된 하한가인 -30%로, NH투자증권은 -20%로 반대매매가격을 정했다. 담보유지비율도 KDB대우증권의 경우 기존 140%에서 160%까지 차등적용하기로 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