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재난] 嚴冬 진도… 세월호 직격탄 이어 메르스로 다시 꽁꽁

입력 2015-06-22 02:25

지난해 세월호 참사로 직격탄을 맞고 침체의 늪에 빠진 전남 진도군의 지역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는가 싶더니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다시 꽁꽁 얼어붙었다.

21일 진도군과 관광업계 등에 따르면 지역의 대표 관광지는 물론 펜션 등 숙박업소, 음식점, 상가, 특산품점 등에는 관광객의 발길이 끊겼다. 섬을 오가는 여객선에도 관광객들의 모습을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다.

‘국가 지정 명승지 제80호’로 지역의 대표 관광지인 ‘운림산방’에는 주말에 하루 평균 100여명이 찾고 있다. 지난달까지 주말 하루 평균 700여명이 찾은 것에 비하면 방문객이 15%로 급감했다.

올해로 17년째 열리고 있는 ‘진도토요민속여행’의 상설공연장과 천연기념물 제53호인 ‘진도개’의 우수성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진도개 페마파크’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다. 한 해 동안 5만여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찾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수많은 섬 가운데 아름다운 섬으로 유명한 관매도는 세월호 참사 이후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다. 이후 올 봄부터 관광객이 하나둘씩 몰리는가 싶더니 최근 메르스 불안감 확산으로 인해 관광객 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

특히 ‘기다림의 등대’ ‘하늘나라 우체통’ ‘등대길’ 등 세월호 참사의 슬픔을 품고 있는 팽목항을 찾는 추모객의 발길도 지난달의 10분의 1로 급감한 상태다.

진도읍에서 20년 동안 식당을 운영해 온 박모(57·여)씨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 때는 국민 모두가 슬퍼하는 상황에서 매출이 10분의 1로 뚝 떨어졌어도 ‘벙어리 냉가슴’으로 버텨왔다”면서 “이번엔 메르스로 인한 매출 감소 피해가 너무 커서 앞으로 장사를 해야 할지 고민이다”며 한숨만 내쉬었다.

진도=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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